한국은행이 3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경제의 동력인 수출이 둔화되고 부자들마저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경기도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 주식 등 재테크 시장도 약세다.

“이럴 땐 안전자산이 최고죠.”

재테크 상담창구에선 고객이나 PB 모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하다. 안전자산으로는 전통적으로 금과 달러가 꼽혔으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요즘은 확정이자를 받는 채권이 인기다. 채권도 옥석을 가려 잘 골라야 한다.

VIP 고객상담만 15년째인 우선진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장은 안전하게 투자할 만한 고수익 채권으로 물가연동국채를 꼽았다. 이 채권은 표면이자 연 1.5%에다 물가상승률(최근 연 3% 예상)을 합쳐 10년 만기의 경우 연 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채권은 표면이자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물가상승률에 따른 수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때문에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을 보전하고, 종합과세를 피하기엔 안성맞춤인 ‘꿩 먹고 알 먹는’ 안전투자상품이라고 우 센터장은 설명했다. 연 5%를 일반 과세대상 상품과 비교하면 연 6.5%의 수익률이다.

부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게 세금이다. 지금은 4000만원부터 종합소득과세 대상이지만 정치권이 3000만원대로 대상을 확대하려고 해 비과세 채권은 앞으로 인기를 더 끌 것으로 보인다. 종전에는 10억원 이상의 투자자들이 물가연동채권을 샀으나 최근에는 1억원을 가진 투자자들도 이 채권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표면이자 연 1.5%인 채권의 유통수익률이 연 0.9%로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요즘처럼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는 은행의 주가지수연동예금(ELD·equity linked deposit)에도 투자해볼 만하다고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추천한다. 1000만원짜리 이 상품에 가입하면 1년 뒤 코스피지수가 3% 올랐을 경우 연 5.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주가가 5~10% 오르면 연 8% 이상의 이자를 받는 공격형 상품도 있다. 일반 주식투자나 펀드와 달리 원금이 보장된다. 그래서 안전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대신 주가가 안 오르면 원금만 받는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