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알 카타트니 이집트 국회의장이 10일(현지시간) 정오에 국회를 재소집하겠다고 발표했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의 지도부이기도 한 카타트니 의장의 이번 발표는 군부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무슬림형제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모하메드 무르시 신임 대통령은 지난 9일 의회를 재소집하겠다는 대통령령을 발령했다. 무르시 대통령의 명령과 카타트니 의장의 재소집은 군부가 과도 통치권을 행사하던 지난달 14일 군부의 입김 아래 헌법재판소가 내린 의회 해산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군부가 사실상 해산시켰던 이집트 의회가 다시 소집되면 무르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무슬림형제단과 군부의 긴장 관계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의회 전체 의석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집트 군부는 의회 해산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근거, 지난달 16일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입법권을 군이 갖는 임시헌법을 일방적으로 공표했다. 하지만 이날 무르시 대통령과 군의회 대표가 함께 TV에 등장하는 등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끌어 온 군최고위원회(SCAF)는 대통령의 의회 재소집 명령 이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아직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