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여름휴가 가기 힘드네…유럽위기로 비상경영에 런던올림픽까지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올여름 휴가철에도 마음 편하게 개인적 휴식의 짬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경영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어서다.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체육계를 후원하고 있는 총수들은 오는 28일 런던올림픽 개막에 맞춰 스포츠 외교활동도 펼쳐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은 IOC 총회와 올림픽 개막식 등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하순 출국한다. 이 회장은 올림픽 기간 중 런던 등 유럽에 머물며 한국팀 출전 경기를 응원하는 한편 유럽 경기상황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여름휴가 기간에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현대·기아차 중국 3공장 건설에 따른 시장 전략 등을 구상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올해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특별한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구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를 대비하는 경영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부터 별도 여름휴가 기간을 정하지 않은 최 회장은 올해도 휴가를 내지 않는다. 대한핸드볼협회장으로 대표팀 올림픽 출정식에 참석하고 선수단 응원과 격려 등에 나설 예정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이달 말 열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제주 하계포럼에 참석해 불확실성 시대의 기업 생존전략과 관련해 참석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계열사 사장단에 비상경영체제를 주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내달 초로 휴가 날짜를 잡았으나 휴가 중에도 경영 현안을 적극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매년 휴가 때마다 가족이 있는 일본을 방문해 왔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올해는 종횡무진 국외 출장을 다니느라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5, 6월 인도 중국 호주 멕시코 브라질 베트남을 돌며 사업 파트너를 만나거나 현장을 둘러본 데 이어 10일부터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세계철강협회(WSA) 집행위원회에 참석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여름 휴가를 떠나지 않고 평소처럼 출근해 업무를 보기로 했다. 조 회장은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탁구협회장 자격으로 런던올림픽에도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도 바쁠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가 전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특별한 휴가 일정 없이 예년처럼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여름휴가 기간에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