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지수는 유럽발(發) 안도랠리가 이어지면서 이틀째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가까워진 만큼 상승 탄력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을 주문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리스크 완화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기대로 증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지표의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미 고용지표 확인 등의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이후 예상보다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하고, 선물시장에서도 지난달 22일 외국인이 1만6704계약을 순매도한 이후 이를 메울 환매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미국과 유럽 증시는 전 고점을 넘어선 반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대적인 증시 부진의 배경에는 가중되고 있는 기업실적 불안이 버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오는 6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증시 향배 결정 변수로 꼽혔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2분기 기업실적시즌이 시작되지만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실망에 가까울 듯 하다"며 "통상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을 발표한 이후 눌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증시가 당분간 횡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가에선 증시 반등기에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종목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춰 소재 및 산업재, 금융주의 선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배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경감되면서 조선, 화학, 건설 등 업종의 단기 반등폭이 컸다"며 "당초 시장에서 50 하회를 점쳤던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지수의 50선 지지 역시 소재와 산업재 종목군의 추가 반등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부진하면서 미 경기의 경향이 큰 전기전자, 자동차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투자심리 부담이 커진 상태라고 배 연구원은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3' 생산량 목표치 상향 조정 등을 감안해 IT 부품주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바람직하고, 중국 금리인하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 소재주 등에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