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작년 생산성 `극과극'…"밥값 어렵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별 생산성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로 업황이 나빠진 탓에 대부분 증권사 직원들이 받은 급여보다 회사에 순이익으로 벌어준 돈이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1개 국내 증권사 직원들의 2011회계연도(2011.4.1~2012.3.31) 1인당 평균 순이익은 4천57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급여 추산 기준이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직원 1인당 순이익이 최대 2억원대부터 마이너스(-)까지 회사별로 큰 격차를 보였다.

직원 1인당 순이익은 금융사의 생산성 지표로 활용된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의 직원 1인당 순이익이 2억5천900만원으로 가장 컸다.

키움증권은 2011회계연도에 1천276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순수급여 기준으로 전체 직원 493명이 평균 3천9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산술적으로 1인당 급여의 6배 이상의 순익을 낸 셈이다.

그러나 키움증권도 전년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2010회계연도상 직원 1인당 순이익은 2억6천300만원이었다.

유화증권과 신영증권의 1인당 순이익은 각각 1억4천100만원, 9천만원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그 외 부국증권과 KB투자증권이 각각 1인당 순이익 7천800만원, 7천100만원으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에 당기순손실 150억7천700만원의 유진투자증권은 직원 1인당 약 1천8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원 1인당 동양증권이 1천700만원, IBK투자증권이 1천500만원 규모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한화증권, SK증권, 골든브릿지증권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직원 1인당 순이익이 마이너스였다.

대우, 우리투자, 삼성, 한국투자, 현대 등 대형 증권사 대다수도 직원 1인당 순이익이 평균 급여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코스피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증시 여건이 악화되자 각 증권사는 구조조정 등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 생산성 외에 자본수익률이 떨어지는 것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자기자본을 크게 늘렸는데 투자은행(IB) 업무와 브로커리지 수요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어 자본의 생산성도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생산성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실적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 업황이 전반적으로 나쁜 것은 사실이다.

증권사별로 실적이 차별화되기도 했다.

생산성과 주가가 연관이 있을 수 있지만,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같이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한지훈 기자 double@yna.co.kr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