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에서 큰손 지지자들과 전화회의

오는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기부금을 더 많이, 당장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30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콜로라도주 산불 피해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전용기안에서 지지자들과 가진 전화회의의 녹음테이프를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분간 이뤄진 대화에서 선거자금이 지금 당장 더 필요하다며 기부금을 더 보내달라고 계속 애원했다.

그는 "오늘 당장, 아니면 가능한 한 빨리" 기부해 달라며 적어도 지난 2008년 대선 수준이나 혹은 더 많이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난달 롬니 진영에서는 7천600만달러를 모금했는데 우리는 6천만달러밖에 모으지 못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것이 "플로리다나 오하이오 같은 경합주에서 우리가 얼마나 광고를 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고 기부를 간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억만장자 몇 명이 2천만달러짜리 수표를 보내 상대 진영이 광고 시간을 모두 사버려 9,10월에 무방비상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빨리 기부금을 보내는 것이 나중에 보내는 것보다 언제나 더 가치 있다"고 설득했다.

개인과 기업,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무제한의 선거자금 모금이 가능한 정치행동위원회, 수퍼팩(Super PACS)을 통해 자금을 긁어모으는 롬니 진영을 의식한 듯 "수퍼팩은 더 강화되고 이들이 의회와 백악관도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정치 상황이 영원히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2008년 선거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고 즐거웠지만 지금은 현직 대통령이고, 근심 걱정으로 나도 늙었다"면서 "사람들은 지금 당장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실망할 때도 있지만 변화는 쉽지 않고 특히 방해꾼인 공화당 의회가 있으면 더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간청은 재선캠프 매니저인 짐 메시나가 '돈이 필요하다'는 긴급 이메일 보낸 이후 나온 것으로 오바마의 목소리는 힘든 현실 속에 피곤하고 지친 이상주의자처럼 들렸다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