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약 20여 차례의 강연을 통해 수천 명의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열정에 감동을 받았죠. 그 감동에 부흥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이 되겠습니다."

김평철 NHN 넥스트 학장의 말이 끝나자 경기 성남시 정자동 NHN 본사에 모인 300여 명의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30일 NHN 넥스트의 수시전형 입학설명회 현장이다. 오전부터 장맛비가 내렸지만 275석 규모의 강당은 가득 차 보조의자까지 마련돼 300여 명 가량이 참석했다.

NHN 넥스트 학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10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 소프트웨어 전문 인재 육성 교육기관이다. 내년 3월 판교 테크노밸리에 개교할 예정이다. 이날 입학설명회는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김 학장은 NHN 넥스트의 설립배경에 대해 "우수한 인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자체를 기피해 버리는 현상이 있다"며 "미래, 급여 등 소프트웨어 산업구조에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는데 이를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새웠다"고 설명했다.

또 "예전에는 인텔, MS, IBM 등을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구글, 페이스북, 애플을 이야기하는 세상"이라면서 "소프트웨어가 일반 사용자라는 양지로 나온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의 가치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과 비교해 설명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에 새로운 기능이 하나 추가되면 바로 그 다음 날 4500만 명의 생활의 가치가 바뀌어버리는 등 일반 사용자들의 소프트웨어 가치가 커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어 등장한 이민석 부학장은 NHN 넥스트의 인재상으로 열정, 스마트함, 성실함, 창의성 등 4가지를 꼽았다. 이날 NHN 넥스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지원자들의 이야기'였다.

이 부학장은 "학업계획서를 통해 지원자의 삶 속에 깃든 열정과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또 어떤 결과를 이뤘는지 등을 고스란히 적어달라"며 "그 속에서 잠재력을 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NHN 넥스트는 전공과 나이에 제한 없이 고졸 학력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문을 넓게 열어놓은 만큼 지원자들의 역량을 매우 꼼꼼하고 까다롭게 살펴볼 전망이다. 수시전형은 일반트랙과 실기트랙으로 나누어진다. 일반트랙은 서류평가, 적성검사, 면점, 토의 등 4단계를 거친다. 실기트랙은 서류평가, 소프트웨어 실기시험, 면접 등 3단계다.

2년 6개월 교육과정 동안 전학기 장학금이 지급되고, 개인 노트북과 개인공간이 주어진다. 그간 찾아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시도인 만큼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NHN 넥스트 졸업 후 취업과 연계되는 산학협력업체가 있는지"를 물었다.

김 학장은 "인턴십 과정이 취업 채널과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NHN 넥스트의 학생들을 데려갈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일반 사용자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LG전자, SK 뿐만 아니라 게임회사,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산학협력업체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고등학생과 학부모,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권희중 성미산학교 교사는 "NHN의 혁신적인 시도인 것 같다"며 "소프트웨어 분야의 열악한 환경을 어떻게 개선해 줄 수 있는 지를 더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NHN 넥스트는 이번 수시모집을 통해 정원(120명)의 절반인 최대 60명의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며 12월께 추가로 정시모집을 진행한다. 수시모집의 원서접수는 7월18일~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다.

성남=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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