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손해보험업계에 자동차보험료의 인하 가능성을 타진했다.

권 원장은 2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16개 보험사 사장과 생명ㆍ손보협회장을 만나 "행락철과 장마철이 본격화하는 7~8월에 사고가 늘어 손해율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업계가 손해율 감소를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해율은 손보사의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적정 수준 밑으로 낮아지면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긴다.

그는 "철저한 위험 관리를 통해 가입자 부담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원장의 이 발언은 손보사들에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 확보를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보험료를 평균 2.5% 내린 데 이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추가로 보험료를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권 원장은 대기업이 자산운용, 퇴직연금, 부동산 관리 등을 대부분 계열 보험사에 맡기는 `일감 몰아주기'를 두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는 공정한 시장질서를 저해하고 보험사가 그룹 이익에만 앞장선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주주와 부당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되면 현장검사를 통해 무겁게 책임을 묻겠다"며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부당지원 거래 유형과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등 제도개선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경험생명표 변동에 따른 생명보험료 조정을 앞두고 보험 설계사들이 `곧 보험료가 오른다'고 현혹해 판촉 경쟁을 벌인 데 대해서도 "외형확대를 위한 과당 경쟁은 지양하고 보험산업 본연에 충실한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 인상 경쟁과 절판 마케팅, 불완전 판매 등이 재연되면 미스터리쇼핑이나 현장점검을 해 위법ㆍ부당행위를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