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직위 이용 7조원 부정축재"…'입막음' 독살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일본 언론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따라 조만간 구카이라이를 기소할 예정이며 보시라이가 부인의 행위를 알고 있었는지, 살인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중국 당국 조사에서 자신과 연인관계로도 알려진 헤이우드를 남편의 심복이자 경호원인 장샤오쥔(張曉軍)과 공모해 지난해 11월 독살한 것은 자신의 부정축재 사실을 폭로할 가능성에 대한 '정신적 압박'이 이유라고 진술했다.

신문은 베이징(北京) 소식통을 인용, 구카이라이가 1993년 보시라이가 다롄(大連) 시장에 부임한 이후 최근까지 각종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방법으로 헌금을 받아 부정축재한 규모가 대략 60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당국의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전했다.

구카이라이는 이 거액의 '검은돈'을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친척이나 친구 등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국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헤이우드는 국외 계좌개설과 외환 거래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카이라이가 이런 사실이 탄로나는 것을 우려해 '입막음'으로 헤이우드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보시라이가 다롄 시장 시절 심복과 비서, 운전기사 등 수십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아울러 보시라이와 친분이 있는 기업인과 예술계 인사 등 수백 명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동북지역의 모 정부시설에서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진 구카이라이는 최근 뇌물사건 전문 거물급 변호사인 베이징 소재 법무법인 쭝헝(縱橫)의 선즈겅(沈志耕)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부 언론은 조사가 막바지 단계로 알려지면서 구카이라이 사건이 중국 수뇌부가 연례적으로 한 차례 모여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7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성무 특파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