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리서치 명가'로 평가받아온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의 고참급 애널리스트들이 속속 이탈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가 리서치센터를 떠나 대한생명 상품운용팀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김 이사는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애널리스트 경력만 18년이 되는 여의도 대표 스트래티지스트 중 한 명이다.

이에 앞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총괄을 맡고 있던 이승우 연구위원도 지난달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2팀장으로 이동했다. 경력 11년차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 연구위원은 쓴소리도 주저 앉는 강직한 이미지로 시장에서 명성을 얻어왔다.

애널리스트들의 인력 이동은 드물지 않은 일이지만, 김 이사와 이 연구위원의 경우 조용준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7년 이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를 대표해온 간판급 애널리스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신영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서는 드물게 리서치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과거 대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리서치 명가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경제 베스트애널리스트 투표에서는 총 16개 평가 부문에서 10위권 내에 들었다. 미디어·광고(한승호)와 섬유·의복(서정연)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으며, 반도체장비(이승우)와 유통·홈쇼핑(서정연) 부문에서는 각각 3위를 기록했다.

이중 김 이사를 포함해 기술적 분석을 담당하던 임태근 연구위원 등 3개 부문의 애널리스트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했거나 퇴직했다.

업계에서는 계약 조건에 따라 향후에도 2~3명 정도의 인력 이탈이 더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리서치센터 체제가 꾸려진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돼 대내외적으로 변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애널리스트의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할 여력도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인 만큼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이탈했다 해도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일부 애널리스트가 이직했거나 퇴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며 "그 동안 리서치를 강화해 왔던 기조에 변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이민하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