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또 불발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바라는 21일 '2012 리뷰' 결과를 통해 "한국과 대만은 MSCI 이머징지수로 유지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과 대만의 선진지수 승격 여부는 내년 6월에 다시 심사키로 했다.

한국 증시가 규모 및 유동성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선진시장으로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일부 글로벌 투자자의 시장접근성(Market Accessibility) 이슈인 외환자유화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위한 투자등록제도(ID 시스템)의 경직성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형 투자자'들의 자산 운용 절차상 나타나는 일부 불편사항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액티브형 투자자들의 경우 해당 사안 관련 불편사항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MSCI에서 핵심 이슈로 제기하고 있는 외환자유화 및 ID제도는 우리 정부의 중요한 정책결정 사안"이라며 "선진지수 편입을 목적으로 정책기조를 변경하기 보다는 국가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거래소 측은 또 "지수산출기관의 선진지수 편입 여부와는 관계없이 실질적인 글로벌 선진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시장인프라 구축 및 제도개선 등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MSCI 결정에 따른 시장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과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시장제도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상장돼 있는 경쟁력 있는 시장"이라며 "이미 많은 글로벌 투자자가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인식하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의 전체 상장주식 보유비중은 약 35%이고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 약 23% 수준이다.

실제 과거 선진지수 편입 여부 결정 이후에도 시장동향은 안정적인 추이를 보였다. 작년 발표 당시 코스피지수는 0.77% 올랐고 5일 뒤와 1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각각 0.72%, 4.01% 상승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 및 기업실적 등을 고려하면 MSCI 지수 편입 여부에 따른 시장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