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스피지수는 미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에 혼조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폐막을 앞두고 정책 기대감에 상승, 1900선을 회복했다. 지수가 종가를 기준으로 1900선으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여만이다. 개인과 기관이 매물을 내놨지만 외국인이 2364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 지수를 끌어 올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FOMC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은 장·단기 채권 교환 프로그램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올해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한국증시는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4번째 실패했다. MSCI바라는 이날 한국을 MSCI 이머징마켓지수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증시전문가들은 Fed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외에 특별한 조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경기 부양 의지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차분하게 시장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3차 양적완화는 역설적으로 미국경제의 심각성을 Fed 스스로 자인하는 셈"이라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은 강한 모멘텀은 되지 못하겠지만 괜한 오해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Fed의 대응 의지 확인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EU정상회담 등 정책 이벤트가 남아있는데 증시는 이벤트를 앞두고 상승하다가 이벤트가 끝나면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되돌림이 나타나는 경우 20일선(1849) 근처에서 매수할 것"을 권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겠지만 Fed는 아직 남아있는 유럽 불확실성과 재정 절벽 등의 문제를 앞두고 패를 먼저 다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양적완화보다 부작용이 적은 약"이라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시행 이후 실제 금리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도 축소됐다"고 말했다.

한국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승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실패했던 과거에도 시장은 위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금융 위기 등 시기적으로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 작년에도 MSCI 선진지수 편입 무산 소식과 무관하게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가량 뛰며 시작했다.

국내 증시가 신흥시장에 남아 있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영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독일 정도의 위상을 갖춘 한국 시장은 선진시장으로 갔을 때는 눈에 잘 띄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은 각각 시가총액순위 2위(15.6%)와 4위(10.9%)였지만 선진시장에서는 9위(2.13%)와 10위(1.36%)로 낮아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