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신입생들은 내년부터 한 학기에 3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대부분 대학이 18학점을 수강하는 데 비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학점이다. 추가로 늘어나는 12학점은 문화적 다양성 체험이나 사회봉사 등 인성교육에 맞춰져 있다.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 남을 배려하고 소통을 잘 하는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취지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미래 인재와 고등교육 논의를 위한 총장 자문회의’에서는 연세대의 이 같은 파격 실험이 화제가 됐다. 이날 자문회의는 한국경제신문과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2’(10월23~25일)와 관련해 미래 인재의 개념을 어떻게 정립하고 길러낼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대학 내 기존 커리큘럼이나 지식 전달 위주의 강의로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내년부터 신입생 전원에게 기숙사 생활을 통해 창조적 통합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연세대는 인천 송도에 조성한 국제캠퍼스에서 내년 전체 신입생의 절반(2000명)을 한 학기 동안 교육할 계획이다. 2014년에는 신입생 전원을 1년간 교육시킬 예정이다. 1주일 가운데 나흘은 3학점씩 야간에 인성교육을 이수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연세대가 지향하는 RC(residential college)는 미국 하버드나 예일,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등 명문대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학생이 교수와 함께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공부는 물론이고 문화 예술 체육 봉사 등 전인교육을 받는 방식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