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1일 발표한 ‘2012년 하반기 경영환경전망’에서 올해 세계 시장이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상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 대지진을 겪은 일본 업체들의 회복에 힘입어 7% 성장한 397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신흥시장으로 확산되고 미국 경제 회복세도 둔화되며 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성장률(4.8%)을 웃도는 5.8% 성장한 784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기저효과를 보이는 일본 시장과 최근 호조를 보이는 미국 시장을 제외할 경우 2.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량은 지난해(158만대)보다 2.1% 줄어든 155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수입차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와 중저가 차종 출시 등에 힘입어 20% 이상 판매가 늘어나 점유율이 지난해 6.6%에서 올해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올해 자동차 시장의 특징을 ‘지역별 차별화 심화’와 ‘주요 메이커의 공세 강화’로 요약했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을 지속하며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견인한 신흥시장의 활력이 떨어지는 점을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브라질은 지난해보다 4.2% 감소하고, 러시아는 8.6% 성장하지만 지난해(39%) 신장폭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30~50%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왔던 중국도 올해는 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째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점쳤다. 올해 판매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비해 360만대 줄어든 1464만대에 그칠 것이란 예측이다. 미국은 올해 할부금리 하락과 노후 차량 교체 수요 덕분에 12.7% 성장한 1440만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