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1일 오후 3시51분 보도

코스닥 상장 기업인 케이피티유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동양강철 주식을 지난달부터 100만주 이상 사들였다. 케이피티유는 동양강철의 최대주주로, 박도봉 동양강철 회장이 지분 50%를 갖고 있는 회사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이 2억원에 불과한 케이피티유가 한 달여 만에 자회사 지분 매입에만 25억원가량을 투입한 이유는 뭘까.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피티유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날까지 동양강철 주식 116만주(2.06%)를 장내에서 매수, 보유 지분율을 25.33%로 높였다.

케이피티유가 동양강철 주식을 사기 시작한 것은 동양강철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한 이후부터다. 동양강철이 지난달 2일 발행한 BW는 산은사모펀드와 KTB투자증권에서 200억원씩 인수했다. 신주인수권 170만주는 내년 5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170만주는 총 발행주식 수의 23.3%에 달한다. 신주인수권이 모두 행사되면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 케이피티유 지분율은 17.8%(지분 추가매입 전 기준)로 낮아지는 상황이었다. 알루텍 등 다른 계열사 지분을 합치면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지만, 기관투자가가 상당 지분을 차지하게 되면 ‘오너’ 입장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케이피티유의 동양강철 보유 지분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면 지분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 케이피티유는 그동안 동양강철의 지분법 이익과 배당에 실적의 상당 부분을 의존해왔다. 최근 116만주를 매입했어도 동양강철의 신주인수권이 전량 행사되면 케이피티유의 지분율은 19.4%가 된다. 20%를 넘기기 위해 추가로 지분을 늘릴 유인이 남아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