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06년부터 인도에서 통신용 반도체와 전자제품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주로 디지털영상기기(DVR) 등을 한국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디지털 도어록 판매를 위해 인도 건자재 시장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인도 건자재 시장은 인도산 제품과 독일, 중국 제품이 휩쓸고 있다. 뒤집으면 한국산이 뚫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건자재 전시회에 다녀 보면 인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이 많다는 걸 느낀다.

물론 인도도 요즘 경기가 전과 같지는 않다. 9년 만의 최저 성장이라고도 하고 인플레이션도 문제다. 인도가 국제 경기와 디커플링돼 있었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환율도 올해 25% 올랐다. 수입해 판매하는 입장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인도 경기에 대해 필자는 긍정적이다. 여기저기에서 땅을 파는 소음과 먼지가 말이 아니다. 필자 회사 앞 사거리에도 지하 차도와 고가 도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파헤쳐진 도로에 늘어서서 신호를 기다리는 대형 트럭의 행렬을 보면 인도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몇 가지를 꼭 염두에 둬야 한다. 처음 진출할 때는 대규모 투자 없이 관리할 수 있을 정도의 비용으로 사업하는 게 좋을 듯싶다. 2~3년간 큰 욕심없이 거래를 트고, 이 과정에서 인간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 네트워크는 서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인도에서 가족은 더 큰 의미가 있다. 때문에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관계가 아니고 가족과 가족의 관계가 되면 좋다.

그런 후에 거래 규모를 확대하면 큰 실수 없이 지속할 수 있는 거래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인도로 진출하고 싶은 기업은 벤처기업협회의 인케(INKE)를 적극 활용을 할 수 있다.

인도는 현재 30년 만의 가뭄으로 먼지가 풀풀거리고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태양이 따갑다. 그러나 많은 한국 기업이 인도에 진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주거 문화를 전해주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정현경 < 벵갈루루지부 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