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초자치단체장들의 친목 모임인 ‘목민관클럽’의 최근 브라질 방문을 놓고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희망제작소’의 연구모임인 목민관클럽 소속 16명의 시장, 군수, 구청장들은 지난 13일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총회 참석을 위해 브라질로 출국했다. 그러나 12일간의 출장 기간 동안 공식 일정은 이틀간의 ICLEI 총회 참석 정도에 그쳐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ICLEI 포럼에 한국인만 가득

목민관클럽 소속 지자체장들의 브라질 출장 배경은 ICLEI 총회를 통해 각국 지자체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한국 지자체의 모범사례를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번 남미 출장에서 ICLEI 총회에 참석했지만 목민관클럽의 출장과는 전혀 별개 일정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오는 24일까지 열흘이 넘는 목민관클럽 출장 계획을 살펴보면 벨루오리존치, 쿠리치바, 리우데자네이루 등 도시 견학이나 관광으로 채워져 있다. 대학, 식물원, 공원 방문 등이 대부분이다. 반면 벨루오리존치에서 개최되는 ICLEI 총회는 16~17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렸다. 21일 오전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Rio+20)’ 참석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회의 참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출장을 주도한 희망제작소 관계자는 “이번 출장의 30% 정도가 공식 일정이고, 나머지 70%는 도시 견학 등 (일반) 연수인 건 맞다”면서도 “도시 견학이나 관광도 지자체장들의 중요한 연수가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2010년 9월 창립된 목민관클럽은 총 54명의 기초·광역자치단체장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재직하던 박 시장의 제안으로 모임이 설립됐다. 목민관클럽 회원 중 김선교 양평군수(새누리당)를 제외한 전원이 민주통합당 및 통합진보당 출신이다. 브라질 출장에 동행한 16명 중 14명이 민주당, 2명은 진보당 출신 지자체장이다.

◆출장비용만 4억원 이상

이번 ICLEI 총회에 한 국가의 지자체장들이 대거 참석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가 열리는 브라질 일부 도시와 아프리카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민간 단체가 참석했다. 지난 16일 열린 ICLEI 산하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 정상포럼에서도 외국 참석자는 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 한국 지자체 관계자들만이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포럼에 참석한 박 시장조차 이를 보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간의 브라질 출장에 소요된 경비는 1인당 약 750만원. 이번 출장에 각 지자체장들은 1~2명의 수행원도 동행했다. 동행 인원을 모두 합치면 일행은 총 55명에 이른다. 이 중 수원시의 출장 인원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출장비용은 각 지자체에서 각자 부담했다.

최소 4억원 이상의 세금이 이번 출장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연수에 참석한 지자체 16곳 중 서울 성북구, 서대문구, 도봉구 등 6곳은 지방세로 공무원 인건비를 못 줄 정도로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자체다. 돈이 없다며 2010년 모라토리엄(지급유예)까지 선언했던 성남시도 시장을 비롯해 총 4명의 공무원들이 브라질행에 동행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바로잡습니다]
한국경제는 지난 6월 20일 ‘목민관클럽,세금으로 외유성 출장 논란’이란 제목 등으로 목민관클럽 소속 회원들의 브라질 방문 공식 일정이 이틀간의 총회 참석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습니다.그러나 목민관클럽 지자체장의 브라질 출장은 리우+20 총회에 참석하는 등 일정 전체가 도시계획, 폐기물관리, 사회연대경제 등 정책연수를 위한 공식일정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