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연정을 구성할 것이 확실시되는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62)와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55)는 전형적인 ‘구관(舊官)’이다. 두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정치에 참여해 20년 이상 의원과 장관직을 두루 지냈다.

연립정부의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한 사마라스 대표는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석사와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26세인 1977년 그리스 남서쪽 메세니아에서 처음 의회에 입성했고 만 20년간 의원직을 유지했다.

1993년 신민주당을 탈당하고 ‘정치의 봄’이라는 신당을 창당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사건으로 신민주당은 정권을 잃었다. 2004년 당을 해체하고 다시 신민주당에 가입했고, 2009년 당 대표가 됐다.

베니젤로스 대표는 ‘웅변의 달인’으로 불린다. 1989년 변호사 시절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당시 사회당 대표의 비리 혐의를 무마시키면서 유명해졌다. 그의 달변에 반한 파판드레우가 1993년 사회당에 영입하면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정부 대변인을 지냈고, 20년 가까이 의원생활을 하며 교통통신부 문화부 법무부 재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지내며 올초 2차 구제금융협상을 주도했다.

사마라스와 베니젤로스는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한 뒤 지금의 재정위기에 시달리게 될 때까지 번갈아가며 정부 주요 관료로 일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는 것을 빼면 정치적 지향점도 완전히 다르다. 연정에 성공한다고 해도 그리스를 위기에서 구해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