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로 국내 운구..한국시간 18일 밤 인천공항 도착
일부 유족들, 삼성물산에 포괄책임 요구하며 운구 거부하기도

페루 헬기 사고 희생자들의 유해를 실은 대한항공 전세기가 17일(현지시간) 수도 리마에서 출발했다.

전세기는 전날 밤 리마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전 9시50분께 이륙했다.

전세기는 한국시간으로 18일 밤 늦게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희생자들은 지난 6일 수력발전용 댐 건설 예정지인 페루 이남바리(Inambari) 강 인근 지역을 둘러보고 나서 헬기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오다 변을 당했다.

헬기에는 모두 14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삼성물산과 한국수자원공사, 서영엔지니어링, 한국종합기술 등 4개 업체 8명이다.

페루 당국은 산악구조 전문인력과 경찰·군인 등을 투입해 수색을 벌인 끝에 사고 발생 나흘 만인 10일 탑승자 14명의 시신을 모두 찾아냈다.

한국인 희생자들의 신원은 이로부터 이틀 후인 12일 확인됐다.

한국인 희생자 8명의 유해는 14일 페루 경찰의 50인승 항공기를 이용해 쿠스코를 떠나 리마로 옮겨졌다.

리마에서는 국내 운구를 앞두고 방부 처리와 알루미늄 특수관 입관 등 절차가 진행됐다.

한편 일부 유족들이 삼성물산 측에 이번 사고에 대한 포괄책임을 요구하며 한때 국내 운구를 거부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직원 3명을 제외한 한국수자원공사(1명), 서영엔지니어링(2명), 한국종합건설(2명) 등 3개사 소속 희생자 유족들은 "삼성물산이 프로젝트를 총괄적으로 계획·추진한 만큼 사고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사고 수습의 법률적 종료 시점까지 삼성물산이 주도적으로 전체 진행 과정을 유족에게 통보하고 나머지 3개사와 협력·협의하고 ▲사건의 법률적 종료를 위한 조건으로 국제소송이 필요하면 삼성물산이 소송대표가 되고 나머지 3개사와 유족의 의견을 반영해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족들은 삼성물산이 페루 남부 수력 발전 개발 프로젝트(일명 '누에바 에스페란사')를 담당하는 페루 현지 회사인 아크레스 인베스트먼츠(Acres Investments)와 3월30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박희권 페루 주재 대사가 나서 삼성물산이 유족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유족들이 국내 운구를 받아들였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