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잡을 곳 없이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이 요즘 세상엔 참 많기도 하다. 학벌, 외모, 집안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엄친아’들은 사교적인 성격까지도 훌륭하다. 그런 반면 필자를 포함해 이것저것 여러 모로 많은 것이 부족한 범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균만큼이라도 따라가려고 그다지 공부에 흥미가 없어도 유학길에 오르고, 괜찮은 외모에도 과감히 성형수술을 감행하며, 소극적인 성격을 바꾸기 위해 스피치 학원에도 다니곤 한다. 하지만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단점을 메우려는 이런 노력들이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까?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강점 또한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로 어우러져 한 사람을 이룬다.

따라서 자기계발이란 약점을 보완해 남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뒤처지지 않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알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 돼야 함이 옳다.

옛날 한 청년이 양 어깨에 지게를 지고 물을 날랐는데 두 항아리 중 왼쪽 항아리에 금이 가 있었다. 항상 물을 가득 채워 출발해도 오른쪽 항아리는 가득 찬 모습 그대로인데, 왼쪽 항아리의 물은 반쯤 비워져 있었다. 너무 미안한 나머지 왼쪽 항아리는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인님, 나 때문에 항상 일을 두 번씩 하는 것 같아 죄송해요. 금이 간 나 같은 항아리는 버리고 새것으로 쓰세요.”

하지만 주인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너를 일부러 바꾸지 않은 거란다. 우리가 지나온 양쪽 길을 보면, 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오른쪽 길은 황무지이지만, 왼쪽에는 아름다운 꽃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니? 나는 그걸 보며 즐긴단다.”

주인은 왼쪽 항아리가 비록 물을 반밖에 옮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많은 생명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기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항상 자신이 가진 장점보다 약점을 더 쉽게 보고, 그것을 채우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약점을 부끄러워 하고 개선하려고만 한다면 약점 바로 옆에 있는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보지 못해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없애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세상에 똑똑하면서도 부지런한 사람이 있을 확률은 높지 않다. 어리석고도 게으른 사람은 아예 생존 자체가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부분 똑똑하지만 게으른 ‘똑게’이거나, 약간은 멍청하지만 부지런한 ‘멍부’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일을 잘 하는 완벽한 사람보다는 한 가지에 정확한 강점을 가진 사람, 그리고 약점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이 좋다. 마치 양쪽 어깨에 걸린 두 개의 항아리처럼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똑게’로 살아갈지, ‘멍부’로 살아갈지는 온전히 자기 선택의 몫이다.

장준근 < 나노엔텍 사장 jkchang@digital-bi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