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블랙박스 전성시대'다. 블랙박스 제조 업체가 300여 개로 늘어났고, '블랙박스 동호회'도 생겼다. 'YF쏘나타 급발진’ ‘운동장 김 여사’ 사건 등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잇따라 공개된 것이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관련 업계에선 올해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약 110만 대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현대모비스팅크웨어, 파인디지털이 삼파전을 벌이며 '절대 강자'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국내 1위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블랙박스 시장에 뛰어들었고, 아이나비로 유명한 내비게이션 1위 업체 팅크웨어가 블랙박스에도 손을 뻗었다.

지난 9일 현대모비스와 팅크웨어의 블랙박스를 나란히 달고 시승에 나섰다. 현대모비스의 'HDR-1700',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블랙클레어'로 둘은 각 회사의 주력 모델이다. 두 모델의 전원 램프를 동시에 켰다.

◆블랙박스, 얼마나 예민할까

시승은 서울 동작구 사당역에서 출발해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를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했다. 두 모델을 상시 주행 모드로 설정했다. 평소에는 상시 녹화하다가 차량에 충격이 가해지면 '긴급(이벤트) 상황'으로 인식해 즉시 녹화에 들어간다. 알림음으로 녹화를 알린다.

이 상황에서 두 블랙박스가 제각각 작동했다. 급커브를 하거나 유난히 높은 방지턱을 넘을 때 '아이나비 클레어'의 알림음이 울리면 'HDR-1700'가 울리지 않았고, 그 반대의 상황도 여러 번 발생했다.

원인은 두 블랙박스가 차량의 충격을 인식하는 '민감도' 차이에 있다. '아이나비 클레어'는 민감도 1~10 중 7로 설정해 둔 상태. 급제동 등의 약한 충격에도 알림음을 울리고 녹화에 들어갔다.

'HDR-1700'은 민감도 1~8 중 중간값인 4로 설정했다. 사람의 몸이 앞뒤로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있을 때 '이벤트 녹화'가 됐다.

시승이 끝난 뒤 '이벤트 녹화 영상'을 확인했다. '아이나비 클레어'에는 총 28개, 'HDR-1700'에는 6개의 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아이나비 클레어'는 200만 화소, 'HDR-1700'은 92만 화소다. 영상에서 해상도 차이가 느껴졌다. 'HDR-1700'을 통해 녹화된 영상은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앞 차량의 번호판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주차장 들어서니…

주차를 하자 'HDR-1700'은 자동으로 주차 모드로 전환했다. 차량이 5분 이상 정차하면 운전자의 별도 조작 없이 자동으로 주차 모드에 진입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주차 모드는 상시 주차 모드와 모션 감지 주차 모드로 구분된다. 상시 주차 모드는 주차 시 모든 영상이 녹화되며 모션 감지 주차 모드는 충격 등의 움직임을 감지해 움직임이 있는 경우만 30초의 영상을 저장한다.

'아이나비 클레어'는 특정 버튼을 눌러 주차 모드로 바꿔야 한다.

'HDR-1700'에는 현대모비스가 독창적인 기술이라고 판단해 특허청에 등록시킨 기술을 적용했다. 카메라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이다. HDR-1700의 소비자 가격은 23만 원, 아이나비 블랙 클레어'는 20만7000원~26만2990원이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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