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버부머 세대가 자영업에 나서는 것을 ‘시니어창업’이라고 표현한다면 60대 이상의 나이에 창업에 도전하는 경우를 ‘실버창업’이라고 부른다. 실버창업은 업종 선정을 하기가 매우 제한적이다. 실버세대들은 창업이 위험요소가 많고 어렵다고 판단, 취업으로 발길을 돌려보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힘든 실정이다. 고령의 나이에 창업을 시도해 인생을 반전시킨 실버창업 사례도 있다.

[자영업 MBA] '시니어창업'으로 노후준비…체력과 유니폼 꼭 챙기세요
서울 번동의 강북경찰서 정문 앞 1층 매장에서 52㎡(16평) 규모의 ‘치킨주막’을 운영하고 있는 강명성(67)·윤희분(56) 부부는 창업한 지 4년 됐다. 이들은 매장 안에 테이블 15개를 두고 오후 4시부터 새벽 4시까지 12시간 영업하면서 월 평균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건비 300만원과 임차료 200만원, 식재료비 등을 제외하고 매달 1000만원 이상 꼬박꼬박 수익을 챙기고 있다.

이들도 처음부터 장사가 잘 됐던 것은 아니다. 개업 첫달을 제외하고는 창업초기 매출이 하루 20만원 정도로 적자운영을 면치 못했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재료를 아끼는 한편 종업원 없이 부부가 열심히 홀과 주방에서 일했다. 그 결과 몸은 더 고달퍼지고 손님들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강 사장은 우연히 들른 한 식당에서 5000원 짜리 식사를 주문하면 밑반찬이 여러가지 나오는데, 주점에서는 ‘왜 팝콘 같은 기본안주밖에 나오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고민 끝에 오뎅탕, 과일, 조랑떡튀김, 감자전, 샐러드, 팝콘 등으로 기본 상차림을 갖췄더니 단시일 내에 단골도 생기고 하루 매출이 120만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강 사장 가게가 있는 상권은 수유대로변에서 약 100m 떨어진 이면도로로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 아니고 저녁이면 비교적 한적한 곳이다. 작은 매장에서 놀라운 영업실적을 낸 것은 원가가 다소 올라가더라도 “술과 안주를 판다는 생각을 버리고 푸짐한 인심을 팔겠다”는 마인드로 바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영업 MBA] '시니어창업'으로 노후준비…체력과 유니폼 꼭 챙기세요
실버세대가 창업할 경우 유의해야 할 점은 노동의 강도를 줄여야 한다. 자영업은 하루 12시간 이상의 노동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나 종업원을 더 고용하더라도 체력 안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익을 생각하다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

고객 응대에 있어도 손님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유니폼 착용이 필수다. 유니폼 착용은 고객을 정성껏 모시겠다는 의사표현이다. 손님의 입장에서도 점주가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나이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 대하기 편해지는 이점이 있다.

최재희 <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