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식 성장모델의 한계 드러낸 원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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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발전의 상징으로 꼽히던 저장성 원저우(溫州)시 경제가 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채를 끌어쓴 뒤 갚지 못해 도산하거나 사장이 야반도주하는 일이 비일비재로 일어난다고 한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잇따라 방문,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 금융개혁특구로 지정해 해외투자를 허용하고 사채업을 양성화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결과는 별무반응이다. 기업인의 잘못이나 정책의 실수가 아닌 중국 경제모델의 한계라는 중병을 앓고 있는 까닭이다. 대증요법으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원저우는 중국 개혁개방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79년 개혁개방으로 거티후(個體戶·소규모 기업)의 창업이 허용되면서 원저우는 수출기지로 급부상했다. 예로부터 ‘물이 아닌 상인의 피가 흐르는 지역’으로 불렸던 원저우다. “돈을 얼마나 벌지는 손과 발이 안다”는 원저우 격언에서 알 수 있는 근면함, 경공업 제품을 집중 생산한 기민함, 너와 내가 없는 집단적 부조의식 등으로 원저우 상인들은 개혁개방 초기 단시일에 부를 축적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원저우에서 생산된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시의 소비재는 세계시장을 차례로 석권했다. 라이터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0%, 선글라스는 80%라는 식이다. 그래서 원저우는 2000년부터 중국에서 자가용 비행기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문제는 이렇게 번 돈을 미래형 산업을 개발하는 데 쓰지 않았다는 것. 대신 원저우 상인끼리 똘똘 뭉쳐 상하이 베이징 등의 부동산을 통째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석탄 광산 보이차 마늘 등에도 원저우 상인의 돈이 쏟아졌다. 중국의 투기광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본은 대규모 사채시장을 만들어냈다. 원저우의 지하금융 규모는 약 1조위안(180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는 결국 원저우에 직격탄을 날렸다. 경공업제품들이 가격경쟁력을 상실해가던 중이었다. 결국 2009년 이후 문을 닫은 업체만 1000개에 육박할 지경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올 들어서는 하루 100개꼴로 사채 분쟁이 법원에 등록되고 있다고 한다.
원저우가 이처럼 ‘지는 해’가 된 것은 저가제품을 수출하고 대규모 자본투입으로 버블을 일으키는 중국식 발전모델이 갖고 있는 한계다.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수출과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다. 산업 고도화의 길을 열지 못한다면 원저우의 쇠락이 원저우에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원저우는 중국 개혁개방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79년 개혁개방으로 거티후(個體戶·소규모 기업)의 창업이 허용되면서 원저우는 수출기지로 급부상했다. 예로부터 ‘물이 아닌 상인의 피가 흐르는 지역’으로 불렸던 원저우다. “돈을 얼마나 벌지는 손과 발이 안다”는 원저우 격언에서 알 수 있는 근면함, 경공업 제품을 집중 생산한 기민함, 너와 내가 없는 집단적 부조의식 등으로 원저우 상인들은 개혁개방 초기 단시일에 부를 축적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원저우에서 생산된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시의 소비재는 세계시장을 차례로 석권했다. 라이터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0%, 선글라스는 80%라는 식이다. 그래서 원저우는 2000년부터 중국에서 자가용 비행기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문제는 이렇게 번 돈을 미래형 산업을 개발하는 데 쓰지 않았다는 것. 대신 원저우 상인끼리 똘똘 뭉쳐 상하이 베이징 등의 부동산을 통째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석탄 광산 보이차 마늘 등에도 원저우 상인의 돈이 쏟아졌다. 중국의 투기광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본은 대규모 사채시장을 만들어냈다. 원저우의 지하금융 규모는 약 1조위안(180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는 결국 원저우에 직격탄을 날렸다. 경공업제품들이 가격경쟁력을 상실해가던 중이었다. 결국 2009년 이후 문을 닫은 업체만 1000개에 육박할 지경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올 들어서는 하루 100개꼴로 사채 분쟁이 법원에 등록되고 있다고 한다.
원저우가 이처럼 ‘지는 해’가 된 것은 저가제품을 수출하고 대규모 자본투입으로 버블을 일으키는 중국식 발전모델이 갖고 있는 한계다.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수출과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다. 산업 고도화의 길을 열지 못한다면 원저우의 쇠락이 원저우에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