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지구, 2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이달 분양시장 큰 장이 선다.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는 물론 판교·광교·동탄신도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망 지역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를 책정,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보이는 단지도 눈에 띈다. 그동안 청약 열풍이 몰아쳤던 지방 분양시장의 에너지가 수도권으로 북상하는 기폭제로 작용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판교·광교·강남·세곡지구…

2기 신도시 중 분양을 앞둔 곳 가운데 물량이 가장 많은 지구는 올해 1만여가구를 쏟아낼 동탄2신도시다. GS건설 한화건설 호반건설 우남건설 등이 이달부터 11월까지 분양에 나선다. 이달에는 1차로 5500가구를 동시분양 방식으로 공급한다.

김포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 등에서는 롯데건설과 일신건영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양주신도시에서도 대우건설과 EG건설이 4000가구가량의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이다.

서울 강남과 경기 하남에서는 보금자리주택 분양 물량이 나온다. 자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강남힐즈 아파트를 선보인다. 세곡2지구에서는 SH공사가, 하남 미사지구에선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전용면적 59~114㎡ 규모 아파트를 공급한다.

오피스텔 공급도 봇물을 이룬다. 8일부터 자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대우건설 유탑엔지니어링 등 6개 업체가 3000실에 가까운 오피스텔을 줄줄이 공급한다. 성남 판교신도시에서는 SK건설이 1084실 규모의 판교역 SK허브를 공급할 예정이다. 광교신도시에서도 오피스텔 공급이 예정돼 있다.

○분양가는 1000만원 안팎

청약자들에게 가장 민감한 분양가는 대체로 3.3㎡당 1000만~2000만원 선에 정해질 예정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의 3.3㎡당 예상 분양가는 △동탄2신도시 1050만~1100만원 △강남보금자리(삼성물산) 1800만~2025만원 △강남보금자리(LH) 1030만~1150만원 △강남 세곡2지구 보금자리(SH공사) 1140만~1340만원 △하남 미사지구 보금자리(LH) 930만~970만원 등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하는 보금자리지구 물량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컨대 삼성물산이 분양하는 서울 강남지구 A6블록의 래미안 강남힐즈(1020가구) 물량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선이다. 당첨과 동시에 가구당 최소 1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동탄2신도시의 경우 서울에서 다소 멀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동탄1신도시 거주자들의 갈아타기 수요가 많을 것으로 내다본다.

보금자리의 경우 당첨 커트라인이 높을 전망이다. 세곡2지구 등은 청약저축 납입액 1800만원 이상, 하남 미사지구는 청약저축 납입액 1000만원 이상이 당첨권이다. 납입액이 적은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분양 물량이 많은 미사지구 청약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팀장은 “보금자리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청약저축 장기 가입자나 생애최초,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 조건 등을 갖춘 특별공급 대상자들은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함 팀장은 다만 “일부 유망 지역을 제외하면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수요가 아닌 투자 목적이라면 보수적으로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금자리 vs 2기 신도시

수도권 분양시장의 판세는 크게 보금자리지구와 2기 신도시 간 ‘진검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대규모 택지지구인 만큼 도로·공원과 같은 생활 인프라와 공공시설, 학교 등이 체계적으로 들어서는 계획도시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서다.

공공기관이 택지를 조성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점도 만만치 않다.

서울 도심을 기준으로 할 때 2기 신도시 물량들은 판교를 제외하곤 대체로 보금자리에 비해 멀다. 보금자리지구는 서울 도심에서 통상 반경 15㎞ 안팎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다. 30~40㎞ 거리에 떨어져 있는 동탄2신도시 등 2기 신도시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아파트 규모도 조금 차이가 있다. 보금자리는 전용 85㎡ 이하가 대세인 반면 2기 신도시는 85㎡ 초과 물량도 상당수다. 2기 신도시 공급 물량은 거의 일반 분양분이지만, 올해 나올 보금자리 아파트는 사전 예약을 받아 놓은 청약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만 본청약 방식으로 분양한다.

아파트 브랜드 효과는 2기 신도시가 다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금자리지구 전용 85㎡ 이하는 LH SH공사 등 공기업이 공급하지만 2기 신도시에서는 민간 건설사가 토지를 매입, 자체 사업에 나서고 있어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5·10 부동산 대책’에 따라 신도시 전용 85㎡ 이하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이 종전 계약 후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것은 이달 청약시장 판세에 영향을 끼질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