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전공, 박승철헤어과, 망고식스과.’

이런 학과가 진짜 있을까 싶지만, 국내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는 정규 교육과정이다. 거대산업으로 입지를 굳힌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학과의 산·학 협력에도 적극 나서 이처럼 ‘톡톡 튀는’ 특성화 학과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100% 정규직 채용을 보장하는 곳도 있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와 대학이 손잡고 만든 교육과정 중 대표적인 곳은 2006년 진주보건대 관광계열에 개설된 ‘외식산업 미스터피자전공’이다. 지난 6년간 졸업생 80여명을 배출했으며, 이 중 30여명이 미스터피자 본사인 MPK그룹과 점포에서 일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MPK그룹 임직원의 실무 강의가 대거 포함돼 있어 이 학과 출신의 업무 적응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대 미용실 체인인 박승철헤어스투디오는 영남이공대에 ‘박승철헤어과’를 만들어 지난해 첫 신입생을 뽑았다. 학생들은 첫 3학기 동안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마지막 학기엔 전국 박승철헤어스투디오 매장에서 현장실습을 받은 다음 졸업과 동시에 초급 디자이너로 채용된다. 미용업계에서 정식 미용사가 되려면 긴 보조생활 등을 거쳐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속성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입생 모집에서 최고 경쟁률이 24 대 1에 달했다.

프랑스 국적의 글로벌 헤어살롱 프랜차이즈인 쟈크데상쥬도 올해 경인여대에 ‘쟈크데상쥬 헤어과’를 신설하고 졸업생 전원의 채용 보장을 내걸었다.

망고식스는 지난해 8월 전남 나주에 있는 고구려대와 협약을 맺고 자사 이름을 붙인 ‘망고식스 디저트카페과’를 개설, 올해 정식 출범시켰다. 망고식스는 향후 이 학과 졸업생을 우선 채용할 방침이다. 건강음료와 디저트류 제조법 외에 호텔식 서비스, 상권분석법 등을 종합적으로 가르친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2005년 영남이공대에 ‘아웃백스테이크전공’을 개설, 일정 학점 이상을 취득한 학생들을 전원 채용했다. 이 과정은 2008년 관광계열로 통합돼 지금은 사라졌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산·학 협력사례 가운데 원조 격으로 꼽힌다.

기존 직원과 협력업체 사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대학을 만든 프랜차이즈 업체도 있다. SPC그룹의 ‘SPC식품과학대학’은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 삼성중공업에 이어 세 번째로 교육과학기술부 인가를 받은 2년제 학사과정이다. 작년에 입학한 1기생 25명, 올해 2기생 24명 등 총 49명이 재학 중이다. 모든 비용은 SPC그룹이 부담한다.

제너시스BBQ그룹은 1995년 창업과 함께 만든 사내 교육기관 ‘BBQ치킨대학’을 수년 내에 학점을 인정받는 프랜차이즈 전문 정식 교육기관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