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햄버거 체인점 모스버거를 비롯한 주요 외식업체와 편의점들이 직장인들을 위해 개점시간을 앞당기고 새로운 아침메뉴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전력난으로 출근 시간을 앞당기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아침 장사에 주력하는 외식업체들이 늘어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햄버거 체인점인 모스버거가 내년 3월까지 오전 7시에 문을 여는 점포를 210곳에서 320곳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4일 보도했다. 오전 11시까지만 판매하는 야채버거 등 아침 전용메뉴도 선보인다. 사쿠라다 아쓰시 모스버거 대표는 “한때 심야 판매에 신경썼지만 최근에는 아침 손님이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본의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도 아침 메뉴를 파는 점포를 100곳에서 3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고품질 계란을 사용한 샌드위치를 개발,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아침 메뉴 선점을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슈퍼마켓 체인인 이온(AEON)은 9월 초까지 3개월간 전국 1200개 식품 매장 개점 시간을 평소보다 2시간 빠른 오전 7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출근길에 도시락, 빵 등 아침거리를 사려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외식 체인 스카이락의 레스토랑인 ‘가스트’도 젊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정년 퇴직자들이 값싸게 먹을 수 있는 399엔짜리 아침메뉴를 추가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외식업계의 변화는 후쿠시마원전 폭발 사고 이후 심화된 전력난 때문이다. 전력 부족으로 일본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오후 전력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여름철 출근 시간을 앞당기는 서머타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때문에 외식업체들도 직장인들이 출근길에 간편하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가게 문을 빨리 열게 된 것이다.

일본 외식업계의 부진과도 관련이 있다. 2010년 일본 외식업계 매출 규모는 12조6996억엔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쳤다. 니혼게이자이는 외식업체들이 불황 타개를 위해 아침 메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