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15kg이 늘어난 주부 J씨(34).

급격히 늘어난 체중 때문에 건강까지 위협을 받자 급기야 비만클리닉을 찾았다.

남편과 예쁜 딸 둘을 가지고 누가봐도 부족할 것 하나 없는 환경을 가진 그였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마음 속이 텅 비어 있는 듯한 고독감을 느낄 때가 많았던 것. 그런 허전한 마음을 채우려고 폭식을 하기 시작했고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다.

J씨는 전문가와 상담 끝에 식욕의 원인이 위(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결정되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감정은 뇌의 포만중추에 영향을 미친다. 몸과 마음이 평안할 때 포만중추는 충족감을 느낀다. 반면 불안·외로움·분노·두려움·슬픔 같은 부정적 감정이 뇌에 전달되면 중추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식욕이 생겨난다.

감정적 허기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다이어트의 성패가 좌우된다. 결국 살을 빼려면 마음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은 “모든 행동의 이면에는 유발 심리가 존재한다”며 “올바른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선 운동·음식조절 보다 우선 살찌는 심리적 원인을 찾는다”고 말했다.

기존의 다이어트에서 말하듯 칼로리 계산이나 운동법 등에 연연해 하면서 스스로를 억압하고 통제만 해서는 근본적 해결을 할 수 없다.

자신에게 존중과 관심, 사랑을 기울여 자기 자신의 내면을 돌보며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방시킬 때 비로소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
[인터뷰] 유은정 "먹어도 배가 고프다면 뇌를 치료해야" 식욕의 충격적 비밀
먹어도 배고픈 사람을 위한 심리보고서 '식욕 버리기 연습(한국경제신문)'을 감수한 유은정 원장을 만나 심리적 허기를 채우는 처방법을 들어봤다.

유 원장은 "식욕을 줄이려면 우선 재미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정과 사랑을 가질 때 몸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남아도는 잉여 에너지를 없애준다. 너무 안먹으려고 애쓰지 말고 적당량을 먹으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통해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다이어트란 자신의 감정과 불만을 점검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가는 시간 이라는 것.

비만전문의인 유 원장이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라는 첫번째 책을 썼을때 "왜 여자들은 날씬하길 바라죠?"라는 질문을 들었다.

이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답했다. "남자들은 모르나요? 여자가 날씬한 것은 권력이라는 것을"

다이어트의 진짜 목적은 체중이 아니다. 다이어트의 진짜 모습은 권력, 즉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우리 모두의 욕망인 것이다.

연구결과 90%의 여성이 '나는 다이어트가 필요한 상태'로 인식하고 있었다.

자존감이 낮은 여성들은 외모의 기준이 일반인이아닌, 연예인처럼 전형적인 모습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벗어날 때 자기비하에 빠지게 된다.

유 원장은 "먹고싶은 것을 과도하게 참지말라"고 권유했다.

과도한 절식은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라면이 먹고싶다면 반만 끓여 국물은 버리고 건더기만 먹으며 식욕중추를 달래야 한다. 라면을 안먹겠다고 애쓰면서 생라면을 먹는다면? 칼로리는 같지만 라면의 맛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라면에 대한 충동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우리에게는 '위로푸드'도 필요하다. 폭식이 심해졌다면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한다. 이미 자신의 의지와는 멀게 신경전달물질이나 식욕중추의 조절이상이 온것이라 약물이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식욕 버리기 연습'에는 긴장을 완화시키는 목욕, 취미생활, 여행, 독서 등 자신의 삶을 여유있게 하는 실천법들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유 원장은 "폭식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아주 훌륭한 도구다. 이 책은 당신이 왜 지금까지 수많은 다이어트에 실패했는지 심리적 원인을 정확하게 꼬집어 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