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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세계 경제…살벌한 단어들만 춤을 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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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문제 해결할 리더십 실종, 대중민주주의 한계 드러내
    국제 금융시장에 극단적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로버트 죌릭 세계은행 총재는 “대참사가 임박했다. 대패닉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제의 동반침체가 온다”는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CEO, “글로벌 회사채 시장에 46조달러의 만기도래 쓰나미가 온다”는 S&P도 분위기를 얼어붙게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조차 “미국 경제가 ‘심각한 역풍(serious headwinds)’에 맞닥뜨려 있다”고 가세했다. 하나같이 자극적 표현들만 넘쳐날 뿐이다. 지금의 세계 정치구조가 경제 문제를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다는 정치의 위기를 상징하는 게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

    죌릭 총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위기가 신흥국으로 확산되면 글로벌 경제가 장기 침체에 뻐질 것”이라며 “유로본드 도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세계은행마저 유로본드 도입을 촉구한 것이다. 유로본드는 재정 위기국의 도덕적 해이는 덮어둔 채 유로존이 공동으로 국채를 발행해 돈을 조달하자는 얘기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긴축 대신 돈을 풀고 재정지출을 늘리다 결국 이 지경이 되고 말았는데 똑같은 방식을 동원하자는 것이다. 더 큰 거품으로 작은 거품을 덮어보자는 악마의 유혹인 셈이다. 소위 케인스 중독인 셈이다.

    개별 국가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독일과 함께 유로존의 양대축인 프랑스가 정부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정책을 들고 나온 것부터 그렇다, 기다렸다는 듯이 남유럽 재정 위기국들은 긴축 반대 쪽에 일제히 줄을 섰다. 긴축을 지지하던 네덜란드마저 연정이 붕괴됐다. 긴축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거세다지만 정치권이 이를 제어할 힘을 완전히 상실한 게 더 큰 문제다. 아니, 오히려 대중 민주주주의, 다시 말해 포퓰리즘에 춤을 추고 있는 게 지금의 유럽 정치다. 일각에서는 아예 독일을 유로존에서 탈퇴시키자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경제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세계경제의 진짜 위기다. 소위 ‘리먼 2.0’을 막기 위해 긴급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법석을 떨고 있지만 긴축과 구조개혁 없이는 만성질환이 질기게 반복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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