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긴축이든 이탈이든 고통은 같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가능성이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야 한다거나 떠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독일의 유력지 빌트는 2일(현지시간) 사설에서 "그리스에서는 은행 예금 인출이 잇따르고 대(對) 그리스 수출품은 무역 보험이 안되며, 옛 통화인 드라크마를 인쇄 중이라든가 전기료를 못 낸다는 소문이 돈다"며 "그리스는 해체가 임박했다"고 지적했다.

빌트는 "그리스의 (오는 17일) 2차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괜찮아질 것'이라는 태도는 더 먹히지 않는다"며 "유로존이 수십억 유로를 지원하더라도 그리스 경제와 정치, 행정 등 전반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빌트는 "그리스에는 개발도상국처럼 새 출발이 필요하다"며 "새 출발은 유로존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한 변혁으로만 가능하다는 점을 누군가가 얘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사설에서 "그리스인은 흥청망청 돈을 쓴 채무자이고, 긴축정책은 고통스러워도 피할 수 없다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바로 그 '불편한 진실'을 유권자에게 말할 용기가 그리스 정치인들에게는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 "그리스가 (유로화를 버리고) 드라크마화로 복귀하더라도 그 고통은 긴축 재정에 못지않을 것"이라며 "그리스와 유럽 지도자들의 과제는 경제적, 사회적 내분 없이 개혁과 긴축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 영국 BBC에 출연,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면서 "하지만, 그런 결정을 한 정치인은 누구든 간에 정치생명이 끝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무도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