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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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새 골프 여제’로 통하는 청야니는 대회 도중 캐디를 맡고 있는 제이슨 해밀턴과 가끔 내기를 한다. 보통 100달러를 건다. 타수를 정해 놓고 그보다 적게 치면 해밀턴이 청야니에게, 많이 치면 청야니가 해밀턴에게 100달러를 주는 식이다. 팽팽한 긴장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는 의도다. 작년 11월 미 LPGA투어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3라운드에선 ‘3언더파’를 기준으로 내기를 해 6언더파를 쳤다. 청야니가 좋은 성적을 낸 데는 그녀의 감정까지 조절해 주는 캐디의 뒷받침이 있었던 것이다.
캐디라는 말은 청년장교, 젊은 귀족 등을 뜻하는 프랑스어 ‘카데(cadet)’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6세기 골프를 즐겼던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프랑스에서 데려온 사동(使童)들을 ‘카데’라고 불렀으나 점차 ‘캐디’로 바뀌었단다. 캐디는 코스를 파악하고 클럽 선택이나 바람 방향, 골프 규칙 등에 대한 조언을 해야 하니 여간 바쁜 게 아니다. 선수가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수입은 들쑥날쑥이다. 투어 캐디는 선수 상금의 10%를 받는 게 관례다.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다. 우승했을 때는 상금액의 10%, 톱5 안에 들면 7%, 컷 통과 때 5%가 보통이다.
주말골퍼에게도 캐디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처음 가는 골프장의 경우 노련한 캐디를 만나면 3~5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라운드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도 캐디다. 이렇다 보니 경력에 따른 캐디 구분법이란 우스개도 생겼다. 친절하고 잘 뛰지만 공을 못 찾으면 초보, 클럽을 두 개씩 갖다 주면 2개월, 엉뚱한 공을 찾아다 주면 6개월, 먼 산 보면서도 공을 잘 찾고 거리측정도 정확하면 1년 이상, 가끔 손님 휴대전화를 쓰면 2년 이상 경력이란다.
캐디들은 매너 좋고 규칙 잘 지키는 골퍼를 ‘짱’, 애 먹이는 골퍼를 ‘진상’으로 부른다. ‘물개(공이 그린에 올라간 걸 뻔히 알면서도 자랑하느라 거듭 확인하는 경우)’ ‘집시(‘OK’를 줬는데도 끝까지 퍼팅을 고집하는 경우)’ ‘MS(‘OK’ 거리가 아닌데도 멋대로 공을 집는 경우)’ 등 은어도 많다.
골프장마다 캐디를 구하지 못해 비상이라고 한다. 보통 18홀에 60명 안팎이 적정선이지만 요즘엔 50명을 투입하기도 어렵단다. 캐디피를 12만원으로 올려도 숙련된 인력을 찾지 못하겠다고 하소연들이다. 주말도 없이 고된 일을 하면서 손님들 비위까지 맞춰야 하는 데다, 대개 외진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란다. 조선족 캐디가 등장하는가 하면 군산, 테제베처럼 ‘노 캐디’ 골프장도 늘고 있다. 우리도 먹을 것 싸들고 카트를 끌며 공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닐 날이 머지않은 모양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캐디라는 말은 청년장교, 젊은 귀족 등을 뜻하는 프랑스어 ‘카데(cadet)’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6세기 골프를 즐겼던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프랑스에서 데려온 사동(使童)들을 ‘카데’라고 불렀으나 점차 ‘캐디’로 바뀌었단다. 캐디는 코스를 파악하고 클럽 선택이나 바람 방향, 골프 규칙 등에 대한 조언을 해야 하니 여간 바쁜 게 아니다. 선수가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수입은 들쑥날쑥이다. 투어 캐디는 선수 상금의 10%를 받는 게 관례다.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다. 우승했을 때는 상금액의 10%, 톱5 안에 들면 7%, 컷 통과 때 5%가 보통이다.
주말골퍼에게도 캐디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처음 가는 골프장의 경우 노련한 캐디를 만나면 3~5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라운드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도 캐디다. 이렇다 보니 경력에 따른 캐디 구분법이란 우스개도 생겼다. 친절하고 잘 뛰지만 공을 못 찾으면 초보, 클럽을 두 개씩 갖다 주면 2개월, 엉뚱한 공을 찾아다 주면 6개월, 먼 산 보면서도 공을 잘 찾고 거리측정도 정확하면 1년 이상, 가끔 손님 휴대전화를 쓰면 2년 이상 경력이란다.
캐디들은 매너 좋고 규칙 잘 지키는 골퍼를 ‘짱’, 애 먹이는 골퍼를 ‘진상’으로 부른다. ‘물개(공이 그린에 올라간 걸 뻔히 알면서도 자랑하느라 거듭 확인하는 경우)’ ‘집시(‘OK’를 줬는데도 끝까지 퍼팅을 고집하는 경우)’ ‘MS(‘OK’ 거리가 아닌데도 멋대로 공을 집는 경우)’ 등 은어도 많다.
골프장마다 캐디를 구하지 못해 비상이라고 한다. 보통 18홀에 60명 안팎이 적정선이지만 요즘엔 50명을 투입하기도 어렵단다. 캐디피를 12만원으로 올려도 숙련된 인력을 찾지 못하겠다고 하소연들이다. 주말도 없이 고된 일을 하면서 손님들 비위까지 맞춰야 하는 데다, 대개 외진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란다. 조선족 캐디가 등장하는가 하면 군산, 테제베처럼 ‘노 캐디’ 골프장도 늘고 있다. 우리도 먹을 것 싸들고 카트를 끌며 공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닐 날이 머지않은 모양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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