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9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인도 중앙통계청은 2011회계연도 4분기(2012년 1~3월)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5.3%를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인도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6%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2회계연도 4분기(2003년 1~3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예상치는 6.1%였다. 2011년 연간 경제성장률도 6.5%에 그쳤다.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6.9%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제조업과 농업 부문 침체가 성장둔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인도는 루피화 가치가 급락하고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지브 쿠마 인도 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반면 물가는 오르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도 루피·달러 환율은 한때 사상 최고 수준인 56.52루피까지 상승했다. 아누부티 사하이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저성장이 계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인도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추락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야 하지만 물가부담과 재정 탓에 함부로 돈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4월 인도 물가상승률은 7%에 달했다. 결국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의미다. 슈브하다 라오 예스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서둘러 구조적인 개혁을 시행하지 않으면 장기 성장둔화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