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총선 시 국고에 유로화 '바닥'

총선 이후에도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한 그리스가 총선을 다시 치르더라도 정부 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이달 초 치른 총선에서 제3당으로 전락한 옛 여당인 사회당 당수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는 "정치인들이 시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부 구성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그리스는 3차 총선을 치르는 지경에 이르러선 안 된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그리스 뉴스통신 AMNA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니젤로스는 또 2차 총선 후 논의될 정부 구성에서 자신의 소속 당이 장관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차 총선에서 어느 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등 주요한 쟁점에는 유력 1, 2당 이외의 정당 지도자들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리스에 유로화를 공급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책임 있는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그리스와 접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정부 구성에 앞서 그리스 국고에서 유로화가 고갈될 우려가 나온다.

앞서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총리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달말이면 국고에서 유로화가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그리스 경제는 IMF 등으로부터 유로화를 받지 못하면 파탄에 직면한다.

이와 별도로 의회 의석 확보 하한선인 전국 득표율 3% 이상의 지지를 받는 '민주좌파'의 포티스 쿠벨리스 당수는 "유로존에 머물되 구제금융 조건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게 우리의 원칙"이라며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공약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제외된 연립정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4대 은행인 내셔널뱅크와 알파, 유로뱅크, 피래우스뱅크 등에 모두 180억 유로의 국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재무부는 '헬레닉재정안정기금'을 통해 국채를 지원하는 작업을 완료했고, 국채를 담보로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선 이후 최근 20일간 모두 25억 유로가 빠져나간 그리스 금융권은 유동성 확보에 숨통을 틔우게 됐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