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8일 새벽 가고시마(鹿兒島)현의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의 '아리랑 3호' 인공위성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일본 '우주 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17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로켓 생산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은 18일 새벽 1시39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한국의 다목적 인공위성인 '아리랑 3호'를 탑재한 H2A 로켓 21호기를 쏘아 올린다.

이 로켓에는 JAXA가 태풍 예보와 어장의 파악 등에 활용하기 위한 지구관측위성 '시스쿠'도 함께 탑재된다.

한국의 아리랑 3호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이 처음으로 외국으로부터 발사 수주에 성공한 위성으로, 일본 우주 비즈니스의 출발점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아사다 쇼이치로(淺田正一郞) 우주사업부장은 "아리랑 3호를 수주한 것은 실적을 쌓는 것으로 H2A 로켓의 대외 신용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리랑 3호의 성공 발사를 계기로 일본 로켓의 우수성을 알려 글로벌 시장에서 우주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2009년에 아리랑 3호를 수주한 뒤 미쓰비시중공업은 100여개 외국 기관과 접촉했지만, 추가 수주는 한 건도 없었다.

일본이 H2A와 개량형 로켓인 H2B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연 4차례 정도의 발사가 필요하다.

올해 이후 계획은 정부와 JAXA로부터 위탁을 받은 연간 2∼3기 위성 발사가 전부이다.

따라서 외국으로부터 연간 1∼2기 정도의 수주가 있어야 하지만 유럽, 미국, 러시아 등 위성 선진국과의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업위성을 중심으로 한 정지위성의 연간 발사 수요는 전 세계에서 연간 20기 안팎이며, 이의 절반 정도를 유럽의 아리안 로켓이 수주하고 있고, 나머지를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주 분야의 '가격 파괴'를 내세운 미국의 벤처회사인 '스페이스 X'는 발사능력이 H2A와 비슷한 '팰컨 9'의 발사 가격을 일본의 절반 수준인 5천400만 달러로 책정해 홍콩과 멕시코로부터 통신위성 등 4기를 수주했다.

미쓰비시중공업도 이에 대응해 H2A의 부품으로 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범용품을 대거 채용해 발사 비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성능에서의 약점도 있다.

올해 이후 발사되는 상업위성 수요의 60% 이상이 중량급 위성이지만 H2A(탑재능력 4∼6t)로는 운반할 능력이 없으며, 개량형인 H2B(탑재능력 8t)는 탑재중량은 H2A의 2배이지만 연간 1기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H2A의 발사 성공률은 95%로 중국의 창정(93.9%), 미국의 아틀라스(88%), 유럽의 아리안(94.6%), 러시아의 프로톤(88.8%)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지만, 발사 횟수가 지금까지 20회로 적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