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아열대화가 빨라지는 사실이 기상청 장기 기후 분석에서 나타났다.

기상청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기후평년값을 토대로 새로운 ‘한국기후도’를 이달 말 발간한다고 9일 발표했다. 기후평년값은 한 지역의 기후를 대표하는 값으로, 기온·강수량 등의 기상 요소를 연속된 30년 기간 동안 평균치를 낸 것이다.

기후도는 세계기상기구(WMO)의 권고로 10년에 한 번씩 발간한다. 이번 기후도는 2010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완성됐다.

새로운 기후평년값에 따르면 한반도 연 평균기온은 12.5도로, 과거 기후평년값(1971~2000년)에 비해 0.2도 상승했다. 최고기온은 18.1도, 최저기온은 7.7도로 각각 0.2도와 0.3도씩 상승했다. 계절별 평균기온 모두 상승했으나 겨울철 기온 상승폭(0.3도)이 여름철(0.1도)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연 강수량도 1307.7㎜로, 과거에 비해 43.3㎜ 증가했다. 여름철(45.2㎜)과 가을철(9.2㎜)에 증가했고, 봄과 겨울엔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 기상청은 “20세기 초반에 비해 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에 따른 아열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상청이 이달 말 선보이는 새로운 기후도는 과거에 비해 더욱 세밀해졌다. 과거엔 등치선(지도상에서 동일한 값을 가진 점을 연결한 선) 위주의 기후도였지만 이번엔 자동화 기술로 전국 시·군 단위 행정구역별 기후값이 빠짐없이 표시됐다. 기초자치단체 지역값까지 기록된 건 이번 기후도가 처음이다. 기온, 강수량 등 기본적인 기후요소뿐 아니라 냉난방일, 식물성장 가능 기간 등 기후지수도 지역별로 분석된 값이 포함됐다.

이재원 기상청 기상자원과장은 “지역별 기후평년값은 정부, 학계, 산업계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기본 자료”라며 “일반 국민 누구나 기후도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새 기후도는 다음달부터는 기상청 전자민원센터 홈페이지(http://minwon.kma.go.kr)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