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캠퍼스 습격사건…"20대 고객 잡자" 눈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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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면허 취득, 2년 새 10만 명 늘어
車 업계, '참여형 이벤트'로 20대 마음 잡는다
"주변에 차 사는 친구들이요? 10명 중 2, 3명? 그런데 수입차부터 알아보더라고요."(박하나·22)
"요즘에 가격이 괜찮은 수입차들이 많아졌잖아요. 부모님도 가격이나 사후 서비스(AS) 문제로 수입차는 반대였는데 요즘 생각이 바뀌셨어요."(김형민·24)
수입차 업체들이 대학 캠퍼스로 뛰어들었다. 생애 첫 차로 수입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선제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 수입차는 부의 상징으로 대변되면서 중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최근 20대의 운전면허 취득이 늘어나고 2000만 원대의 수입차 모델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엔트리카(소비자가 생애 처음 사는 자동차)를 수입차로 선택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수입자동차 딜러 A씨는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는 없지만 올 들어 20대의 구매가 늘어난 건 사실" 이라며 "수입차는 비싸고 서비스가 좋지 않는 편견이 사라지다보니 구매율이 높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앞에서 춤을"…클럽·대학축제에 신차 전시
수입 자동차 업계의 20대 공략법은 '참여형 이벤트'다. 클럽, 대학축제 등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차를 밀어넣고 있다.
한국GM은 대학 축제에 뛰어든다. 오는 17일 홍익대에서 쉐보레 차량을 전시하고 멘토 스쿨을 열 예정이다. 개성있는 사진 또는 영상을 심사해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한국GM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홍보를 하고 있다" 며 "20대 고객들이 늘어나다 보니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젊은 고객들과 캠핑을 즐기는 이벤트를 7년째 진행하고 있다. 2005년 '미니'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면서 시작된 '미니 유나이티드' 행사다. 고객들이 자신의 차량을 몰고 특정 지역까지 함께 이동하며 캠핑 분위기를 즐기게 된다.
BMW 관계자는 "20대는 더이상 미래의 잠재고객이 아니다" 며 "얼마나 많은 20대를 현재의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입차들의 이 같은 공세에 국내 자동차 업계도 20대 잡기에 나섰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3월 'SM3 BOSE 스페셜 에디션' 출시와 함께 '클럽 파티 이벤트'를 마련했다. 출시일에 맞춰 진행된 'SM3 화이트 이비자 파티'에는 3500여 명의 응모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5의 주 고객층은 40, 50대인데 이들의 자녀가 엔트리카를 구입할 나이가 됐다" 면서 "자녀의 구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 있으니 이벤트 효과 '껑충'
이같은 '참여형' 공략법이 가능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도 한 몫을 했다. 업계는 SNS상에서 20대의 이벤트 참여를 유도하고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20대의 입소문이 무섭다" 며 "전자기기 활용이 능숙한 이들의 말 한마디가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퍼지는 것을 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에 론칭한 프랑스 자동차 '시트로엥'도 론칭 전 가장 먼저 한 일이 '공식 페이스북' 개설이다. 시트로엥의 이미지를 본따 만든 '페이스북'에서 론칭 기념 이벤트를 열었다. 현재 시트로엥의 페이스북에는 '시트로엥의 다른 모델은 한국에 안 올까요?' '너무 멋지네요' 등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학 신입생인 김나현 씨는 "자동차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선배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자동차 사진을 올려놓은 것을 보고 차종이나 색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수입차 관계자는 9일 "SNS상의 반응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에 관심있는 20대의 시선을 끌기에는 SNS만한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편견 사라진 것도 한 몫
무엇보다 수입차가 다양해지고 편견이 완화됐다는 점이 젊은 고객층의 관심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최근 2000만∼3000만 원대 수입차 출시가 늘어났다. 시트로엥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해 2990만 원짜리 신차 DS3를 내놓기도 했다.
20대 소비자들의 초기 구입 부담을 줄이는 금융 프로그램도 내놨다. 인피니티 ‘G25’ 모델의 경우 선납금 40%를 내면 월 18만9000원에 차를 구매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대 소비자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과감히 투자하는 성향이 있고 결혼 시기도 늦춰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여유로워졌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20대의 면허 취득율도 '수입차' 구매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면허를 취득한 20대는 56만835명으로 2009년 45만8257명보다 10만 명 이상 늘어났다.
20대의 수입차 신규 등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9년에는 2044대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4801대에 달해 2년 만에 13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입차 증가율인 15%를 크게 웃돌았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車 업계, '참여형 이벤트'로 20대 마음 잡는다
"주변에 차 사는 친구들이요? 10명 중 2, 3명? 그런데 수입차부터 알아보더라고요."(박하나·22)
"요즘에 가격이 괜찮은 수입차들이 많아졌잖아요. 부모님도 가격이나 사후 서비스(AS) 문제로 수입차는 반대였는데 요즘 생각이 바뀌셨어요."(김형민·24)
수입차 업체들이 대학 캠퍼스로 뛰어들었다. 생애 첫 차로 수입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선제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 수입차는 부의 상징으로 대변되면서 중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최근 20대의 운전면허 취득이 늘어나고 2000만 원대의 수입차 모델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엔트리카(소비자가 생애 처음 사는 자동차)를 수입차로 선택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수입자동차 딜러 A씨는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는 없지만 올 들어 20대의 구매가 늘어난 건 사실" 이라며 "수입차는 비싸고 서비스가 좋지 않는 편견이 사라지다보니 구매율이 높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앞에서 춤을"…클럽·대학축제에 신차 전시
수입 자동차 업계의 20대 공략법은 '참여형 이벤트'다. 클럽, 대학축제 등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차를 밀어넣고 있다.
한국GM은 대학 축제에 뛰어든다. 오는 17일 홍익대에서 쉐보레 차량을 전시하고 멘토 스쿨을 열 예정이다. 개성있는 사진 또는 영상을 심사해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한국GM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홍보를 하고 있다" 며 "20대 고객들이 늘어나다 보니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젊은 고객들과 캠핑을 즐기는 이벤트를 7년째 진행하고 있다. 2005년 '미니'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면서 시작된 '미니 유나이티드' 행사다. 고객들이 자신의 차량을 몰고 특정 지역까지 함께 이동하며 캠핑 분위기를 즐기게 된다.
BMW 관계자는 "20대는 더이상 미래의 잠재고객이 아니다" 며 "얼마나 많은 20대를 현재의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입차들의 이 같은 공세에 국내 자동차 업계도 20대 잡기에 나섰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3월 'SM3 BOSE 스페셜 에디션' 출시와 함께 '클럽 파티 이벤트'를 마련했다. 출시일에 맞춰 진행된 'SM3 화이트 이비자 파티'에는 3500여 명의 응모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5의 주 고객층은 40, 50대인데 이들의 자녀가 엔트리카를 구입할 나이가 됐다" 면서 "자녀의 구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 있으니 이벤트 효과 '껑충'
이같은 '참여형' 공략법이 가능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도 한 몫을 했다. 업계는 SNS상에서 20대의 이벤트 참여를 유도하고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20대의 입소문이 무섭다" 며 "전자기기 활용이 능숙한 이들의 말 한마디가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퍼지는 것을 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에 론칭한 프랑스 자동차 '시트로엥'도 론칭 전 가장 먼저 한 일이 '공식 페이스북' 개설이다. 시트로엥의 이미지를 본따 만든 '페이스북'에서 론칭 기념 이벤트를 열었다. 현재 시트로엥의 페이스북에는 '시트로엥의 다른 모델은 한국에 안 올까요?' '너무 멋지네요' 등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학 신입생인 김나현 씨는 "자동차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선배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자동차 사진을 올려놓은 것을 보고 차종이나 색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수입차 관계자는 9일 "SNS상의 반응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에 관심있는 20대의 시선을 끌기에는 SNS만한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편견 사라진 것도 한 몫
무엇보다 수입차가 다양해지고 편견이 완화됐다는 점이 젊은 고객층의 관심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최근 2000만∼3000만 원대 수입차 출시가 늘어났다. 시트로엥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해 2990만 원짜리 신차 DS3를 내놓기도 했다.
20대 소비자들의 초기 구입 부담을 줄이는 금융 프로그램도 내놨다. 인피니티 ‘G25’ 모델의 경우 선납금 40%를 내면 월 18만9000원에 차를 구매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대 소비자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과감히 투자하는 성향이 있고 결혼 시기도 늦춰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여유로워졌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20대의 면허 취득율도 '수입차' 구매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면허를 취득한 20대는 56만835명으로 2009년 45만8257명보다 10만 명 이상 늘어났다.
20대의 수입차 신규 등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9년에는 2044대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4801대에 달해 2년 만에 13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입차 증가율인 15%를 크게 웃돌았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