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9일 특별 보너스를 계약직 등 비정규직 직원들에게도 지급하기로 했다.

보너스 지급 대상은 정규직 직원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배려다.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너스는 정부가 시행한 '2011년 자율경영 이행실적 평가'에서 산은이 우수 등급을 받고 영업이익을 초과 달성한 데 대한 일종의 보상금이다.

액수는 기본급의 100% 이내다.

문제는 계약직 등 비정규직 직원에게 보너스를 주느냐는 것이었다.

이들은 회사 규정상 보너스 지급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는 데 이들의 기여가 지대했던 만큼 성과를 나눠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사내에서 형성됐다.

결국 산은 노사는 비정규직도 정규직과 같은 비율로 보너스를 받는다는 데 자연스럽게 합의할 수 있었다.

비정규직과 보너스를 나누면 '파이'가 줄어드는데도 정규직 임직원의 반대는 거의 없었다.

이 덕분에 텔러 등 계약직 직원 400여명도 보너스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정부의 자율경영 이행실적 평가에서 산은의 계량 성과목표 달성도는 85점 만점에 80.4점, 비계량 평가를 포함해서는 92.4점을 받았다.

'아시아의 파이오니어뱅크'로 도약하자는 경영비전을 내걸고 재무구조 개선, 수신 기반 확충, 국외진출 확대 등에서 괄목할 성과를 낸 것이 우수 등급의 비결이다.

대표적인 생산성 지표인 1인당 영업이익은 5억6천200만원으로 목표치인 3억9천만원보다 44%를 초과해 달성했다.

작년에 거둔 1인당 영업이익은 4대 시중은행 평균치의 3배 수준이다.

4대 시중은행의 작년 1인당 영업이익 증가폭이 88%에 그쳤지만 산은은 무려 300% 급증했다.

고금리 예ㆍ적금 상품인 'KDB다이렉트'의 급성장으로 개인 예수금 잔액은 전년 대비 2.4배 늘어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했다.

지난해 9월 말 출시한 'KDB다이렉트'는 지난 3일 기준으로 예수금 1조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연 3.5%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하이어카운트'와 연 4.3∼4.5% 정기예금인 '하이정기예금' 등으로 구성된다.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무점포 운영으로 비용을 아껴 고객에게 고금리로 돌려주겠다는 개념을 도입한 게 주효했다.

산은은 연내 2조원, 2014년에는 10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산은의 지난해 영업자산 증가율은 17%를 기록했다.

목표 대비 2배 이상을 초과해서 달성했다.

4대 시중은행 평균 증가율인 5.1%보다 3배 이상 높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