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와 민간의 빈곤율 통계가 심한 격차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UCA)은 전날 발표한 자료에서 "빈곤율이 21.9%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체 국민 가운데 빈곤층이 870만명에 달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 통계기관인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는 지난주 낸 자료에서 빈곤율이 6.5%(260만명)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UCA 집계와 610만명이나 차이가 난다.

극빈곤층도 UCA가 5.4%(220만명)라고 주장했지만, INDEC는 1.7%(68만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INDEC는 빈곤율이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은 직후인 2003년 53%에서 2007년 23.4%로 떨어졌고, 지난해 8.3%에 이어 현재는 30년 만에 가장 낮은 6.5%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2003년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2007년은 그의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이 취임한 해다.

2011년에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부부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에 맞춰 빈곤율이 격감한 셈이다.

UCA와 야당, 민간 경제 전문가, 노동계는 INDEC의 자료를 믿지 않고 있다.

INDEC는 지난 2006년 말부터 정부의 통제를 받기 시작한 이래 신뢰도가 크게 추락했다.

빈곤율은 물론 성장률, 인플레율 등 사실상 모든 경제지표를 조작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INDEC의 자료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