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WEST…인턴으로 해외취업 뚫는다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폴스시의 생활용품업체 멜라루카에서 근무하는 이미희 씨(25)는 요즘 새로운 기대에 들떠 있다. 셀와이즈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과 세제, 화장품 등 회사 주력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의 업그레이드와 새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 지난해 8월 인턴으로 입사한 이씨는 “인턴은 잡무만 시킨다는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처음부터 마케팅 프로젝트와 카탈로그 제작 등 정규 직원과 똑같이 일을 맡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영남대 국제통상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어학연수를 받았고 8월부터 멜라루카에서 월 1600달러를 받는 인턴십을 시작했다. 전 세계 13개국 지사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을 올린 멜라루카는 다른 직원들이 3주일 걸리는 일을 이틀 만에 해내는 이씨의 능력을 인정해 조만간 그를 정규 사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해외인턴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WEST의 경우 사업시행 첫해인 2009년 12명, 2010년 9명 등 꾸준히 해외취업자가 나오고 있다.


2009년 WEST로 시작된 정부지원 해외인턴 사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0년 5개 부처 7개 사업(2518명 파견)에서 올해는 8개 부처 16개 사업으로 세분화해 2550명을 선발한다. 이 밖에 항공, 자원개발특성화대학, 국제산림협력, 공적개발원조(ODA) 등 더욱 전문적인 인턴십이 일부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모집 중이다.

해외 건설·토목·전기설비 전문업체인 서본건설에 취업한 이승태 씨(28)도 ‘플랜트 해외인턴’ 사업을 통해 현지 일자리를 찾은 사례. 인천대 안전공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현지인턴을 하면서 경험을 쌓은 뒤 해외사업만 하는 서본건설에 취업해 현재 카타르 공사현장을 누비고 있다.

해외 현지취업이 아니더라도 해외인턴 경험은 국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참가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 해외인턴 이후 국내 전시컨벤션업체인 엑스포럼에 취직한 박영은 씨(26·한림대 영어영문과 졸업)는 “몇 개월이라도 해외에서 업무를 해본 경험이 있어 국내업체 해외팀 취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각한 청년실업을 감안할 때 해외인턴 선발 인원은 적은 편이다. 그나마도 해외취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어서 주의도 요망된다. 정부합동 해외인턴사업을 총괄하는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인턴지원단의 최보영 부단장은 “(당초 기대가 지나치게 커) 실망감만 안고 돌아오는 학생들도 있는데 인턴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학생 본인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 WEST

work, english study and travel의 약자로 미국에서 4~5개월 어학연수를 받고 미국 내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3~12개월 인턴으로 일하는 대학생 해외인턴사업.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