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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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율 브리너(1920~1985)는 삭발 배우의 대명사였다. 러시아 출신으로 본명은 타이제 칸. 몽골 광산기사와 루마니아 집시의 아들로 태어났다. 서커스단 곡예사와 유랑극단 배우를 거쳐 1951년 브로드웨이에 진출, 뮤지컬 ‘왕과 나’ 주역으로 토니상을 수상했다.
1246회 공연이란 대기록을 세운 그는 1956년 영화 ‘왕과 나’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뒤 내내 삭발 상태로 지냈다. 브루스 윌리스 또한 ‘레드’(2010년)에서 대머리로 나온다. ‘다이 하드’ 때부터 빠지기 시작한 머리숱을 어쩔 길이 없었던 모양이다.
브루스 윌리스 정도면 몰라도 일반인들에게 대머리는 고민 그 자체다. 널찍한 이마가 반짝이는 ‘빛나’형과 정수리 부분이 휑한 스타일 모두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미혼 남성만 심각한 게 아니라 50~60대 아저씨들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한다.
머리카락만 난다고 하면 바르고 먹는 약은 물론 좋다는 세제와 마사지용 헤어롤러까지 온갖 걸 사들인다. ‘혹시나’ 했다 번번이 ‘역시나’ 하면서도 ‘이번엔 진짜’라고 하면 ‘정말?’ 하며 매달린다. 안그래도 몇 올 안 되는데 머리 감고 빗질 할 때마다 한움큼씩 빠지면 가슴이 철렁 하는 까닭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탈모 환자가 24.8%나 증가했다는 마당이다. 사정이 이러니 세계 각국에서 각종 연구 결과가 쏟아진다. 최근에도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획기적인 사실을 알아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쿄이과대학 쓰지 다카시 박사팀은 성체줄기세포에서 생성한 모낭 이식으로 체모 재생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펜실베이니아대 조지 코트사렐리스 교수팀은 ‘프로스타글라딘’이란 단백질이 탈모를 유발한다며 조만간 대머리 치료 크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그땐 그때다 싶었을까. 미국에선 배우와 가수, 프로농구 선수 등 유명 인사들의 삭발이 늘면서 까까머리가 새로운 헤어 스타일로 뜨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예 머리카락을 밀어버리면 적은 머리숱이나 대머리 때문에 전전긍긍할 게 없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럴 듯한 얘기지만 아무나 삭발로 다닐 수 있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도 머리를 밀려면 근육을 키우거나 안경 등 액세서리로 보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지만, 국내에선 잘못 따라했다간 엉뚱한 오해를 사거나 ‘반항하냐’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탈모는 유전자 탓도 있지만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잘못된 손질에서 비롯되는 수가 많다고 한다. 삭발에 솔깃하기보다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왁스 등을 잘 씻어낼 일이다. 탈모에 너무 예민하게 굴지도 말고. 가끔은 둔감해지는 것도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1246회 공연이란 대기록을 세운 그는 1956년 영화 ‘왕과 나’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뒤 내내 삭발 상태로 지냈다. 브루스 윌리스 또한 ‘레드’(2010년)에서 대머리로 나온다. ‘다이 하드’ 때부터 빠지기 시작한 머리숱을 어쩔 길이 없었던 모양이다.
브루스 윌리스 정도면 몰라도 일반인들에게 대머리는 고민 그 자체다. 널찍한 이마가 반짝이는 ‘빛나’형과 정수리 부분이 휑한 스타일 모두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미혼 남성만 심각한 게 아니라 50~60대 아저씨들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한다.
머리카락만 난다고 하면 바르고 먹는 약은 물론 좋다는 세제와 마사지용 헤어롤러까지 온갖 걸 사들인다. ‘혹시나’ 했다 번번이 ‘역시나’ 하면서도 ‘이번엔 진짜’라고 하면 ‘정말?’ 하며 매달린다. 안그래도 몇 올 안 되는데 머리 감고 빗질 할 때마다 한움큼씩 빠지면 가슴이 철렁 하는 까닭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탈모 환자가 24.8%나 증가했다는 마당이다. 사정이 이러니 세계 각국에서 각종 연구 결과가 쏟아진다. 최근에도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획기적인 사실을 알아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쿄이과대학 쓰지 다카시 박사팀은 성체줄기세포에서 생성한 모낭 이식으로 체모 재생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펜실베이니아대 조지 코트사렐리스 교수팀은 ‘프로스타글라딘’이란 단백질이 탈모를 유발한다며 조만간 대머리 치료 크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그땐 그때다 싶었을까. 미국에선 배우와 가수, 프로농구 선수 등 유명 인사들의 삭발이 늘면서 까까머리가 새로운 헤어 스타일로 뜨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예 머리카락을 밀어버리면 적은 머리숱이나 대머리 때문에 전전긍긍할 게 없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럴 듯한 얘기지만 아무나 삭발로 다닐 수 있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도 머리를 밀려면 근육을 키우거나 안경 등 액세서리로 보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지만, 국내에선 잘못 따라했다간 엉뚱한 오해를 사거나 ‘반항하냐’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탈모는 유전자 탓도 있지만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잘못된 손질에서 비롯되는 수가 많다고 한다. 삭발에 솔깃하기보다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왁스 등을 잘 씻어낼 일이다. 탈모에 너무 예민하게 굴지도 말고. 가끔은 둔감해지는 것도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