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부끄러운 '이자스민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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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지식사회부 기자 saki@hankyung.com
“매매혼인한 자를 국회의원 만들어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한국의 정치와 삶을 몇 %나 안다고(@sook*****).”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으로 우리 사회 한켠에서 비쳤던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불똥이 귀화 외국인으로 첫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 씨(35·새누리당)에게로 튀고 있다.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중심으로 ‘매매혼인한 X’이란 근거 없는 막말이 퍼졌다. 199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1남1녀를 뒀고, 1998년 귀화해 어엿한 ‘한국인’인데도 아무런 근거 없는 말을 돌리며 융단폭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국내 최초 이주여성봉사단체인 ‘물방울나눔회’를 만들었고, 지난해 7월에는 외국인 최초로 서울시 공무원도 됐다.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지난 총선에서 사회적 소수자 몫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19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14년 전 귀화한 뒤 누구보다 열심히 ‘한국인의 삶’을 살아온 그이지만 ‘필리핀 출신’이란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16일까지도 △불법체류자 무료 의료 지원 △다문화가정 자녀 대학 특례입학 등 언급하지도 않은 내용을 이씨의 공약이라며 트위터로 퍼날랐다. 이런 글을 본 다른 누리꾼이 “내 남편이 쌔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매매혼인한 여자들에게 주란거냐”는 글을 올리는 악순환도 빚어졌다.
자정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누리꾼 ‘gg*****’은 “이자스민을 향한 인종차별성 분풀이, 절제해야 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어머니이자 며느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 ‘d***’도 “외국인이라도 귀화했으면 한국인이다. 새누리당이 싫지만 이자스민을 비난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2007년 32명이 사망한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지난 2일 7명이 숨진 미국 오이코스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모두 한국계였다. 끔찍한 사건이었지만 미국에서 “한국인 이민자들을 내쫓자”는 식의 혐한(嫌韓) 기류는 보이지 않았다.
해외로 나간 한민족이 1000만명을 넘은 지 오래고, 국내에도 130만여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한국에 들어온 장·단기 노동자들이든 외국인 귀화자든 모두 차별이나 질시의 대상이 아니다. 껴안고 함께 나아가야 할 우리의 동반자들이다.
김선주 지식사회부 기자 saki@hankyung.com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중심으로 ‘매매혼인한 X’이란 근거 없는 막말이 퍼졌다. 199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1남1녀를 뒀고, 1998년 귀화해 어엿한 ‘한국인’인데도 아무런 근거 없는 말을 돌리며 융단폭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국내 최초 이주여성봉사단체인 ‘물방울나눔회’를 만들었고, 지난해 7월에는 외국인 최초로 서울시 공무원도 됐다.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지난 총선에서 사회적 소수자 몫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19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14년 전 귀화한 뒤 누구보다 열심히 ‘한국인의 삶’을 살아온 그이지만 ‘필리핀 출신’이란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16일까지도 △불법체류자 무료 의료 지원 △다문화가정 자녀 대학 특례입학 등 언급하지도 않은 내용을 이씨의 공약이라며 트위터로 퍼날랐다. 이런 글을 본 다른 누리꾼이 “내 남편이 쌔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매매혼인한 여자들에게 주란거냐”는 글을 올리는 악순환도 빚어졌다.
자정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누리꾼 ‘gg*****’은 “이자스민을 향한 인종차별성 분풀이, 절제해야 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어머니이자 며느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 ‘d***’도 “외국인이라도 귀화했으면 한국인이다. 새누리당이 싫지만 이자스민을 비난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2007년 32명이 사망한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지난 2일 7명이 숨진 미국 오이코스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모두 한국계였다. 끔찍한 사건이었지만 미국에서 “한국인 이민자들을 내쫓자”는 식의 혐한(嫌韓) 기류는 보이지 않았다.
해외로 나간 한민족이 1000만명을 넘은 지 오래고, 국내에도 130만여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한국에 들어온 장·단기 노동자들이든 외국인 귀화자든 모두 차별이나 질시의 대상이 아니다. 껴안고 함께 나아가야 할 우리의 동반자들이다.
김선주 지식사회부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