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한반도 역사지진 기록' 출간

서기 2년부터 1904년 사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의 기록을 모은 책이 나왔다.

기상청은 삼국사기와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와 개인 문집 등 옛 문헌에 기록된 지진의 내용을 분석한 '한반도 역사지진 기록(2년~1904년)'을 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책은 관측 역사가 짧은 지진계 기록으로는 추정하기 힘든 대지진의 재현주기를 알려주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어 앞으로 한반도에서 발생할 지진의 위험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지진을 겪은 일본도 869년에 도호쿠 지방에 규모 8.4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발견해 사전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일본 학계의 보고가 있었다.

이번 문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지진은 신라 혜공왕 15년(779년)때다.

경주에서 발생한 진도 6.7의 지진으로 당시 사망자가 100여 명에 달했다.

서기 2년부터 1904년까지 전체 지진 발생 횟수는 2161회로, 진도 5 이상의 지진은 440회(20.4%)로 집계됐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거나 건물을 파괴하는 수준의 진도 8~9의 지진 역시 15회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발생 위치는 서울, 경주, 평양 등 역사시대 수도였던 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나타났는데,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 주변에서 지진을 느끼고 기록하기 쉬웠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진도 5 이상 지진은 충청도 이남지역과 평안도 서부지역에 많이 분포했으며, 이는 최근의 지진발생 위치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지진 발생크기는 규모(M)로 표기해야 하나, 역사 지진은 지진을 느낀 정도인 '진도'로만 표기된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