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래를 내다보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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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미리 대비해 기회로 바꿔…경영자 통찰력이 기업성패 갈라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타조가 위기에 처하면 모래에 머리를 처박는다’는 속설이 있다. 이 말은 주로 위기를 애써 외면하고자 하는 태도를 비꼬는 데 사용하는 듯하다. 머리를 모래에 처박으면 일단 위험한 국면은 보이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이 속설을 믿고 머리를 아래로 향하고 있는 타조에게 다가갔다가는 큰 봉변을 당하기 쉽다. 150㎏이 넘는 타조의 발길질에 갈빗대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속설을 믿는 경향이 있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그래야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속설을 믿고 의사결정을 내렸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타조의 속설은 그래도 우리에게 ‘위험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던져준다. 속설 중에는 그렇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게 ‘카더라 통신’이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건설된 것은 10년 전인 2003년 일이다. 당시 이어도 기지 건설에 가장 반대가 심했던 곳은 일본도 중국도 아닌 우리 스스로였다. 일부 반대논리는 그야말로 순수한 것이었다. ‘피안의 섬’ ‘환상의 섬’으로 생각하던 이어도에 쇠말뚝을 박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한편의 동화가 사라짐을 아쉬워한 그 마음은 십분 공감이 간다.
그러나 만일 그때 이어도에 기지를 건설하지 않았다면 이어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국제분쟁지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10년 후를 보고 반대논리를 설득하며 추진력을 발휘한 당시의 기지건설 관계자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선견지명이 없었다면 이어도에 태극기는커녕 영토분쟁이라는 파도만 살벌하게 출렁이고 있을 것이다. 무릇 리더라면 이래야 되지 않을까. 먼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대비하면 위험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힘은 곧 위험을 인지하고 그것을 기회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미래의 싹은 속설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홍수 속에 있지 않다. 그 너머 어딘가에서 우리의 예리한 시선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정제되지 않은 정보는 우리의 시선을 방해하는 짙은 안개에 불과한 것이다. 오늘날 이런 정보는 2~3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미래의 싹이 그야말로 짙은 안개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리더의 힘이 중요한 이유다.
이는 투자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자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지금 아무리 뛰어난 경영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이라도 미래를 잘못 읽으면 도태되는 게 기업의 세계다. 기업경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미래의 싹은 짙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경영자의 식견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필자는 기업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그 회사가 당면한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지 묻곤 한다. 그 기업이 미래에 대해 어떤 통찰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서다.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인간은 속설을 믿는 경향이 있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그래야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속설을 믿고 의사결정을 내렸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타조의 속설은 그래도 우리에게 ‘위험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던져준다. 속설 중에는 그렇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게 ‘카더라 통신’이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건설된 것은 10년 전인 2003년 일이다. 당시 이어도 기지 건설에 가장 반대가 심했던 곳은 일본도 중국도 아닌 우리 스스로였다. 일부 반대논리는 그야말로 순수한 것이었다. ‘피안의 섬’ ‘환상의 섬’으로 생각하던 이어도에 쇠말뚝을 박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한편의 동화가 사라짐을 아쉬워한 그 마음은 십분 공감이 간다.
그러나 만일 그때 이어도에 기지를 건설하지 않았다면 이어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국제분쟁지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10년 후를 보고 반대논리를 설득하며 추진력을 발휘한 당시의 기지건설 관계자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선견지명이 없었다면 이어도에 태극기는커녕 영토분쟁이라는 파도만 살벌하게 출렁이고 있을 것이다. 무릇 리더라면 이래야 되지 않을까. 먼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대비하면 위험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힘은 곧 위험을 인지하고 그것을 기회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미래의 싹은 속설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홍수 속에 있지 않다. 그 너머 어딘가에서 우리의 예리한 시선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정제되지 않은 정보는 우리의 시선을 방해하는 짙은 안개에 불과한 것이다. 오늘날 이런 정보는 2~3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미래의 싹이 그야말로 짙은 안개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리더의 힘이 중요한 이유다.
이는 투자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자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지금 아무리 뛰어난 경영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이라도 미래를 잘못 읽으면 도태되는 게 기업의 세계다. 기업경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미래의 싹은 짙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경영자의 식견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필자는 기업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그 회사가 당면한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지 묻곤 한다. 그 기업이 미래에 대해 어떤 통찰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서다.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