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 시점..`음식·유틸리티·화장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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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 지금 시장은 정체성이나 국면을 분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초 1, 2월은 경기순환주 중심으로 코스피가 크게 오르면서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 이런 국면은 일반적으로 유동성 장세, 금융 장세라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유동성 장세와 금융 장세는 성격이 다르다.
유동성 장세는 저금리 시대에서 돈의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예전 국면분석의 대가 우라카미 구니오가 20년 전에 장세를 4가지 국면으로 나눴다. 금융, 실적, 역금융, 역실적 장세가 그것이다.
그때의 성격으로 봤을 때 금융 장세는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아무 이유도 없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다. 경기가 좋아진다는 기대감으로 올라간다. 최근 1, 2월은 그런 상황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고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올랐다. 이것은 실적 장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것이 본격적인 실적 장세라고 보기에는 다른 섹터에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아주 좋지는 않다. 미니 랠리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미니 금융 장세가 왔다고 글로벌 금리가 올라가면서 꺾이는 상황이고 미니 실적 장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실적 장세가 진행되는 과정이다. 앞으로는 어떤 장세보다는 기업의 가치, 실적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거래소 종목을 전부 다 사는데 드는 시가총액 비용이 오늘 코스피 지수 1천979기준으로 봤을 때 1천138조다. 우리나라의 모든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 작년 한 해 거둔 이익이 약 90조 정도로 추정된다. 90조 나누기 1천139조를 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는 힘을 우리가 알 수 있다. 그것이 7.9%정도 되는 것이다. 이것의 역수가 PER이다. 1 나누기 7.9를 한 PER은 지난해 기준 12.6배 정도 나오고 올해 모든 사람들의 예상의 평균치는 15~20% 이익이 는다고 한다.
그 기준으로 볼 때 지금 주가는 11배 정도로 거래되기 때문에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고 적정 수준이다. 이익이 늘기 때문에 성장가치가 부각되면 싸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009년, 2010년 이익이 50~70% 증가했지만 작년 기준으로 결국 3% 이익이 마이너스 난 결과다. 지난해 연초만 해도 대부분 예상은 이익이 20% 는다고 봤다. 하지만 결국 -3%를 기록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익이 얼마나 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지금 밸류에이션 수익가치 측면으로 보면 적절한 수준이고 자산가치로 봐도 PBR이 1.2배 정도 되기 때문에 과거 평균 정도의 수준이다. 문제는 성장가치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익증가율이 많이 둔화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코스피 지수가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같이 한 종목의) 쏠림 현상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아직까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잔재가 남아있고 내수 종목들의 경기회복이 둔화되고 있고 규제 이슈도 주변에 부각되고 있다. 환율도 생각보다는 원화가 강하지 않다. 1천130~1천140이기 때문에 과거 평균으로 볼 때 수출기업에 굉장히 유리한 국면이다. 그리고 수출기업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자동차 같은 기업들이 실적이 두드러지게 좋다.
대형 수출 관련주 내부에서도 실적이 좋은 종목 위주로 쏠림 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뀌려면 실적이 확산되어야 한다. 실적이 돌아서는 다른 기업이 나오면 그쪽으로 매기가 쏠릴 것이고 지금 당장은 시장 자체가 활황 국면은 아니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특정 업종이나 종목 위주로 쏠림 현상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187조이고 우선주까지 합치면 205조 정도 된다. 우리가 삼성전자를 지금 가격에 다 사는 데 드는 비용이 205조인데 삼성전자라는 기업은 작년 16~17조 정도 이익이 났고 올해 예상의 평균 기준 20~23조 사이를 대부분 추정한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올해 예상 PER은 10배 정도 수준이다.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1년에 이자가 4% 정도 나온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익을 창출한 힘은 10% 정도로 예상한다. 올해 이 정도의 실적이 난다면 삼성전자는 매력적인 가격이다.
단지 실적을 예측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항상 미래를 예측해야 투자를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종목이다. 많이 알려져 있고 워낙 인기가 좋은 종목이기 때문에 항상 적정 가격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올해 이익이 정말 예상대로 25조가 나면 주가가 오를 것이고 그렇지 않고 예상 외로 3분기 D램 가격이 의외로 못 올라 떨어지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적이 나빠지면 주가는 떨어지고 실적이 좋아지면 올라갈 것이다. 지금 현재로 봤을 때 지난해12배고 올해 예상이 10배이므로 지금 정도가 성장가치로 봤을 때 삼성전자는 적절한 수준이다.
가치는 항상 3대 요소로 결정된다.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이 세상의 어떠한 자산도 이 3가지로 가격이 결정된다. 얼마큼 미래에 성장할 것인지 또는 현재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내 자산이 안전한지이다. 그 관점에서 봤을 때 과거 2~3년은 성장가치가 득세한 국면이다. 왜냐하면 상장회사 이익이 매년 50% 이상 2년이 늘었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높거나 수익가치가 높은 기업보다는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과거 차화정 같은 초고속 성장주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의외로 이익이 -3%로 마무리됐고 올해 예상도 이익이 과거처럼 50%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어떤 가치의 패러다임이 불확실하고 막연한 미래의 성장가치 보다는 우리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확실한 가치로 돈 잘 벌고 자산가치가 높고 배당도 많이 주는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에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것은 하반기로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결국 다들 모험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쉽게 돈을 취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 과거 수십 년간 영업을 하면서 기업에 쌓여온 성장의 결실을 일시에 취하려는 움직임이 이럴 때 강해진다.
앞으로는 수익가치가 높고 이익의 안정성이 높은 필수 소비재를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보통 먹고 입고 바르고 쓰고 계속 없어지는 것이 있다. 죽을 때까지 꼭 써야 되는 제품이 있다. 음식, 유틸리티, 화장품 등이다. 이런 기업들 중 주가가 저평가된 PER이 시장 평균보다 낮은 8배나 그 정도 되는 기업들이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들. 특히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다. 부동산은 이자가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유동화되기 쉽지 않다. 이런 기업보다는 현금성 자산이나 우량한 계열사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지주사 등의 기업의 PBR 시장평균이 1.2배이기 때문에 그 반 이하에 거래되는 0.5~0.6배 정도 갖고 있는 자산가치가 높은 2가지 섹터에 주목하는 것이 좋겠다.
가치투자 대중화의 기치를 걸고 출범했지만 절대적 가치투자를하는 입장에서 초보적인 가치투자자 입장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그래서 종합가치투자로 가자. 가치투자에 관련된 모든 상품을 라인업하고 싶다. 일종의 가치투자 백화점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밸런스 펀드는 카테고리 별 중립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전국 100등까지 제일 싼 종목과 업종에 구분없이 투자를 했다. 이번에는 그것이 아니고 전 지역에서. 서울에서 10등, 부산에서 10등, 광주에서 10등의 기준으로 각 카테고리 별로 제일 싼 기업 10개를 골라 모아 투자하겠다는 개념이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결국 한국경제가 생각보다 크게 성장하면 신규 출시되는 펀드가 유리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일본처럼 장기불황으로 간다면 기존의 절대적 가치를 추구하는 펀드가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예측하기 쉽지 않으므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겠다.
가치투자는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취하는 것이다. 가격과 가치는 인기, 패션, 테마에 따라 따로 움직일 때도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가격과 내재가치와 기업의 실적, 주가는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간다. 갭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불안한 장세일수록 반드시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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