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핑(zapping)효과’를 잡아라.

국회의원 총선거(11일)를 앞두고 홈쇼핑업체들의 편성 경쟁이 한창이다. 투표일 오후부터 주요 방송사들이 일제히 개표방송을 할 예정인데, 개표방송 시간대에는 채널 이동(재핑)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표일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집에 머무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TV 시청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은 평소 여성 중심의 편성에서 벗어나 남성 구매층과 가족 시청자를 겨냥한 상품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개표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오후 4시부터 ‘전량 매진’을 목표로 각사의 주력 상품을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GS샵은 오후 4시부터 ‘휠라’의 남성용 속옷을 판매한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일 당시 여성이나 장년층 대상의 상품을 같은 시간대에 배치한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르다. GS샵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은 평일이라 집에 있는 장년층이나 주부를 타깃으로 상품을 편성했지만 이번 총선일은 공휴일이어서 남성들도 집에 많이 머무르기 때문에 개표방송을 보는 남성 시청자의 ‘재핑효과’를 노려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오후 5시40분부터 휴대폰 등의 영상통신기기와 컴퓨터를, 밤늦은 시간에는 골프채를 판매한다. 모두 남성 취향, 혹은 가족 취향 상품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공휴일에 남성 구매율이 더 높아지는 것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도 오후 5시25분부터 냉장고를, 밤늦은 시간대에는 TV를 판매한다. 부부가 상의한 뒤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들어 남성 구매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홈쇼핑업계의 최대 구매층이 여성임을 반영한 편성표도 있다. 전체 구매자의 75%가 여성인 현대홈쇼핑은 오후 4시부터 주방용품 식품 다리미 등을 편성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홈쇼핑 주요 고객은 여전히 여성인 데다 현대홈쇼핑은 그런 경향이 더 강해서 이 같은 편성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오는 선거일’에 ‘대박’을 노리는 홈쇼핑업계의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하다. CJ오쇼핑은 11일 구매고객에게 카드 할인 혜택과 사은품인 디자이너 가방을 제공한다. 롯데홈쇼핑은 전 상품 11% 할인쿠폰을 제공하며, 현대홈쇼핑도 총선일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