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GC 최대 복병은…벼락 동반한 폭우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들이 겨루는 제76회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가 5일 밤(한국시간) 막을 올렸다.

대회장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는 대회 전날 이벤트 대회인 ‘파3 콘테스트’ 도중 폭우가 쏟아져 경기를 다 마치지 못했다. 1, 2라운드에도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있어 날씨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1라운드 오후와 2라운드 오전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이 시간대에 티오프한 선수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시간에 출발하는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필 미켈슨(미국), 최경주(42), 케빈 나(29) 등이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루크 도널드(영국), 양용은(40), 김경태(26) 등은 첫날 오전과 둘째날 오후에 플레이해 날씨 영향을 덜 받게 됐다. 3라운드부터 날씨가 좋아져 마지막날에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3 콘테스트에서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조너선 비어드(미국)가 공동우승했다.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면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1990년 레이몬드 플로이드(미국)가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뒤 연장전에서 닉 팔도에게 패해 그린재킷을 놓쳤다.

이런 악연 때문인지 톱랭커들이 대거 불참했다. 세계 랭킹 1위이자 지난해 파3 콘테스트 챔피언인 루크 도널드도 나오지 않았다. 도널드는 “지난해 파3 콘테스트와 본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징크스를 깨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올해는 아예 본 대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공동 4위를 했다. 우즈와 매킬로이도 불참했다.

해링턴은 이번 우승으로 이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최경주는 7개홀에서 1언더파를 작성했고 2번홀에서는 출전 선수 중 홀에서 가장 가까운 35㎝에 볼을 붙였다. 5개홀만 돈 양용은도 1언더파, 7개홀을 끝낸 배상문은 이븐파를 쳤다.

한편 마스터스의 3대 후원사인 IBM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버지니아 로메티의 회원 가입 여부에 대해 오거스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를 거절했다.

오거스타는 그동안 후원 회사의 CEO를 회원으로 초대하는 전통을 지켜왔다. 로메티의 전임자인 샘 팔미사노와 루이스 거스너, 존 애커스, 존 오펠 등 IBM CEO는 모두 남성이었고 회원으로 영입됐다. 그러나 오거스타는 1932년 문을 연 이래 80년간 여성을 회원으로 받지 않는 전통을 고수해왔다. 두 가지 전통이 상충돼 오거스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여론의 관심이 쏠렸다.

빌리 페인 오거스타 회장은 5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프라이빗한 사안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