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3新으로 퀸텀점프] 기업 '미래성장' 키워드…新사업·新제품·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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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려 있다. 기존의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하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올 1월 신년 메시지에서 강조한 키워드다. 신사업과 신제품, 신기술을 창조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제는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기업의 숙제다. 코닥, 소니처럼 몰락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새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 과거에서 보듯 기존 사업은 20~30년 주기로 쇠퇴한다. 기존 사업에 대한 중국의 추격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블루 오션’ 선점이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매출을 높이기 위한 경제영토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국가는 물론 대형 프로젝트가 쏟아지는 중동, 경제 성장이 시작된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초경쟁 시대 ‘블루오션 사업’을 발굴하라
131년 역사의 코닥이 지난 1월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산업계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지금의 애플, 구글처럼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던 첨단 기술기업이던 코닥이 필름이란 과거에 안주하다 파산한 것이다. 코닥뿐 아니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산요 등 세계를 주름잡았던 일본 기업들도 디지털 경쟁에 밀리며 최근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교체되거나 해외에 팔려가는 신세가 됐다.
반면 100년 넘게 승승장구하는 기업들도 있다. 1911년 등장한 IBM은 1980년대까지 PC, 서버를 판매하는 회사였으나 이후 변신을 거듭해 e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로 살아 남았다. GE도 10여년 전 제조업체에서 지금은 금융·서비스·제조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치풍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초경쟁환경에선 기회를 탐색하고 적절한 시기에 신속히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기후환경·기술·생활방식 변화를 노려라
국내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들은 △기후환경 변화 △기술 변화 △정치구도 변화 △생활방식 변화 등 변화를 포착, 신수종 사업을 고르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사업에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기차 수소전지차 등에 집중하고 있다. LG는 태양전지 및 LED 소재, 차세대 전지, 전기차,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에 2015년까지 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는 태양광·바이오연료, 2차전지 등 에너지 사업과 수(水) 처리 사업, 친환경 소재 개발, 헬스케어(모바일 원격 진료 등), 바이오 사업 (신약개발)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정했다.
당분간 이렇다 할 수익 없이 연구·개발(R&D) 및 시장 창출에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퍼부어야 하는 장기적인 싸움이다. 게다가 2차 전지와 LED, 자동차용 전지, 바이오 제약 등은 대부분 기업들의 공동 타깃이다. 해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산업계에서 사활을 건 전투가 예고되고 있는 대목이다. 벌써 태양광 사업에선 유럽 재정위기로 예상만큼 수요가 생기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있다. LED 조명을 놓고선 중소기업 반발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동·아프리카·중남미 … 경제영토를 넓혀라
기업들은 올해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등 ‘떠오르는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 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 지역은 다르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차원에서도 신흥시장 개척은 필수적이다.
중공업 비중이 높은 두산, STX 등은 대형 프로젝트가 쏟아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과 브라질 등 남미 시장에서 수주 노력을 집중한다. 브라질에선 현대차의 남미지역 첫 번째 생산공장이 가동에 들어간다.
GS그룹도 중동 아시아 외에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SK는 브라질, 호주, 중동, 인도네시아 등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2009년 말 아프리카총괄을 신설했으며 LG도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뛰고 있다. 롯데는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13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