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 22곳을 발표하자 소액주주들이 바빠졌다. 각종 모임을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법적 소송을 통해서라도 피해를 안긴 경영진에 책임을 묻겠다며 나서고 있다.

아인스M&M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31일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소액주주 지분을 모아 경영진을 교체하고 개선계획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키로 했다. 개선 기간을 부여받아 일단 퇴출을 막겠다는 의도다. 현재 확보한 주식 수는 약 1200만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수의 22%에 해당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 중이던 감자(자본금 감축)와 유상증자가 한 투자자의 가처분 신청으로 중단된 만큼 확보한 지분을 통해 이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주제강은 아예 소액주주들이 나서 회사를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사가 14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정리매매 때 손해를 보면서 주식을 처분하기보다는 인수 후 회사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고의 상장폐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비앤비성원 소액주주들도 정리매매 때 오히려 더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우선 상장폐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감사의견을 다시 받아야 하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확보해 회계감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회사 측에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에 대해서도 확실히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에이프로테크놀로지에 투자한 소액주주는 “퇴출 직전인데 회사 쪽에선 상장폐지 이의 신청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고의로 상장폐지시키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