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이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공연을 주관하는 현대카드는 30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에 대해 청소년 유해 판정을 내림에 따라 관람 가능 연령이 ‘만12세 이상’에서 ‘만18세 이상’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18세 미만(1994년 4월 27일 이후출생) 예약자에 대해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레이디 가가의 투어 일정에 들어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관람 연령을 제한하지 않는 것을 감안해 12세 이상 관람으로 공연을 준비했지만 연소자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재심 청구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인 관객들은 나이를 식별할 수 있는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성인인증부스에서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이 결정을 따르지 않는 공연 기획사 및 티켓 판매자는 공연법에 따라 법적 제제를 받는다.

해외 유명 팝스타의 공연에 ‘청소년 유해’ 등급이 적용된 것은 ‘안티 크리스트 슈퍼스타’ 등의 노래를 발표했던 록스타 마를린 맨슨의 2005년 내한 공연 이후 7년만이다.

한편 일부 기독교 단체들도 레이디 가가 내한 공연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21일 현대카드 측에 레이디 가가 공연 중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최근 홈페이지에 ‘레이디 가가의 한국 공연과 문제점’이라는 성명서를 올리고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사탄의 전략’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또 공연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여러 기독교 단체와 함께 현대카드 불매 운동, 피켓 시위 등 공연 반대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2008년 데뷔해 톱스타로 부상한 레이디 가가는 동성애 옹호 발언과, 독특한 무대 및 의상 등으로 미국 보수 교계의 비난을 샀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2100만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미국 캔자스주 웨스트보로 침례교회의 펠프스 목사는 2009년 “신은 레이디 가가를 싫어하고, 그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각종 공연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