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차 K2 '국산화 갈림길'
한국형 차세대 전차인 K2(일명 흑표)에 장착하는 ‘파워팩’(엔진+변속기)의 국산화 여부가 내달 2일 최종 판가름날 예정이어서 방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내달 2일 위원회를 열어 초도 생산 100대의 K2 전차에 장착하는 파워팩을 국산화할지, 수입품을 장착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방위사업청 관계자가 29일 전했다.

K2 전차는 현재 주력인 K1A1을 대체하게 된다. 파워팩의 국산화는 2005년부터 시작됐으며 두산인프라코어가 엔진을, S&T중공업이 변속기 개발을 맡고 있다. K2 전차 파워팩의 국산화를 추진한 것은 수출과 가격 문제 때문이다.

독일제 파워팩은 대당 16억원으로 국산 개발품보다 5억원가량 비싸다. 핵심 부품을 수입산으로 장착하면 기술 이전 문제 등으로 수출이 제한된다. 독일산 파워팩을 장착한 국산 K1 및 K1A1 전차는 독일 정부의 수출 제한 규정에 따라 단 한 대도 해외에 판매하지 못했다. 파워팩 국산화는 2009년 말 구동계 베어링 등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국내 방산업체가 개발한 파워팩에 대한 개발시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109개 항목 가운데 106개 항목을 충족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미달된 3개 항목은 경미한 정도기 때문에 국산화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방사청 내부에선 국산화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냉각팬 등의 결함이 모두 해소됐다”며 “그럼에도 수입산으로 결정된다면 1300억원가량의 투자비용을 날릴 뿐만 아니라 국산·수입품 단가 차이로 인해 예산이 더 들고,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등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