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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두 경제장관의 서로 다른 현장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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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진모 산업부 기자 jang@hankyung.com
    [취재수첩] 두 경제장관의 서로 다른 현장방문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기아자동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방문했다.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30회 세계산업보건대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뒤 귀국길에 미국 기아차 공장을 들렀다.

    공교롭게 조지아 공장은 이 장관의 방문 전날 조업을 중단했다. 엔진방음재 등 부직포를 공급해온 협력업체 대한솔루션에 불이 나 부품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19일부터 라인을 완전히 세웠다. 미국 자동차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부품업체의 화재 사고로 공장이 멈추자 경영진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한솔루션이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을 비행기로 실어날라 가까스로 22일께 재가동할 예정이다. 대한솔루션 현지 공장은 다음주께나 정상 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이 장관은 멕시코 행사 도중에 이 소식을 들었지만 당초 일정대로 조지아 공장에 갔다. 화재 수습과 생산 일정을 조정하던 공장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큰 손님’까지 찾아와 더 경황이 없었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멈춘 라인을 보여 줄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미국 자동차 공장의 교대제 현황과 장시간 근로 개선 노력 등을 살펴보기 위해 멕시코 행사를 마치고 귀국길에 공장을 시찰할 계획이었다”며 “조업이 중단됐어도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공장은 생산 주문이 밀리자 지난해 9월 2교대를 3교대로 바꾸며 인력을 더 뽑았다. 이 장관이 ‘불난 집’을 방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올해 초 휴일근무를 연장근로시간에 포함시키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장시간 근로관행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해 제조업체의 반발을 불러왔다. 노동부는 고용창출 수단으로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체들에 3교대제 시행을 압박하고 있다. 업계는 사람을 무턱대고 더 뽑을 수 없다며 노동부의 탁상행정을 비난하고 있다.

    이 장관의 조지아공장 방문 하루 전인 19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경주 월성원전 시설 현장을 점검한 후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았다. 홍 장관은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수출전진 기지 역할을 해달라”며 경영진과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도 갖고 해외수출 시 애로사항을 들었다. 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노동부 장관의 현장 방문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얘기가 나왔다.

    장진모 산업부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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